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이탈리아 은행 26곳의 신용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강등된 은행에는 우니크레디트 인테사산파울로 등이 포함됐고, 한 단계에서 최대 네 단계까지 등급이 하향 조정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 우니크레디트의 장기 신용등급은 ‘A3’로 한 단계 강등됐다.
2위 은행 인테사산파울로는 종전 ‘A2’에서 ‘A3’로 하향 조정됐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여지를 남겼다.
방카몬테데파시디시에나와 방코포포라레 등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26개 은행들 가운데 한 등급 강등된 곳은 모두 10곳이고, 8개 은행은 두 단계·6개 은행은 세 단계·2곳 은행은 네 단계씩 각각 강등됐다.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이탈리아 은행들의 이익 창출 능력이 크게 약화된데다 이탈리아의 경제 전망도 불투명하다”며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무디스의 이같은 결정은 지난 2월13일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다섯 국가들의 신용등급을 강등 조치한데 따른 것이다.
무디스는 당시 이탈리아의 등급을 종전 ‘A2’에서 ‘A3’로 하향 조정하고,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이탈리아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재정위기 여파에 연약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파브리치오 스파냐 엑시아파이낸셜리서치 상무이사는 “현재 경기 순환과 이탈리아의 고부채를 감안하면 은행들의 신용등급 강등은 예상됐던 것”이라며 “이들 은행은 이탈리아 국채 보유율이 높고, 이는 은행들의 재무상태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은행들의 자국 국채 보유율은 유럽중앙은행(ECB)이 1조유로 규모의 3년만기 장기 대출을 실시한 이후 높아졌다.
이탈리아 중앙은행인 이탈리아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자국 국채 보유율은 올해 초 두 달간 28% 높아져 2670억유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무디스의 유로존 은행권 신용등급 강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무디스는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 은행들의 등급 강등이 불가피하고,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유럽내 국가들의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