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제3당 사회당, 정부 구성 착수

그리스 총선 이후 제1, 2당이 실패한 연립정부 구성을 제3당인 사회당이 10일(현지시간) 재차 시도한다.

에반젤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당수는 이날 오후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으로부터 사흘간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넘겨받았다고 그리스 뉴스통신 AMNA가 이날 보도했다.

베니젤로스 당수는 파풀리아스 대통령에게 “모든 정치력을 동원해 국민이 원하는 정부를 구성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모든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회당이 정부 구성에 실패할 경우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주요 정당 지도자를 모아 정부 구성을 촉구할 예정이다.

그리스는 정부 구성에 실패할 경우 2차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언론은 그리스 정부가 2차 총선을 준비 중이고, 총선일은 다음달 17일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회당은 제1당인 신민당과 함께 연립정부에 참여해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유럽연합(EU) 등과 약속한 긴축 정책을 폈으나 가혹하다는 비난이 나오면서 지난 6일 총선에서 제3당으로 추락했다.

그리스가 받은 구제금융은 사회당과 신민당의 찬성으로 의회 비준을 받았다.

제3당인 사회당이 정부 구성을 시도하더라도 의회 전체 의석 300석 가운데 108석을 차지한 제1당 신민당의 협조 없이는 정부 구성이 어려운 상태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당수는 총선 이튿날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며 정부 구성권을 반납했다.

제2당으로 급부상한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는 범좌파 연합 정부를 구성하려 시도했지만 공산당 등이 냉담한 반응을 보여 실패했다.

치프라스 대표는 그리스가 받은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이행해야 할 긴축 재정을 재협상하자는 공약을 내세워 의석수를 종전 14석에서 52석으로 크게 늘렸다.

그는 “좌파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꿈은 무산됐다”면서도 “총선에 나타난 그리스의 민심을 유럽이 인정하고 외국 채권자들이 ‘구제금융 재협상’을 받아들일 여지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리스의 구제금융을 주도한 독일은 그러나 치프라스 대표의 구제금융 재협상 주장에 대해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에 머무르려 한다면 지금까지 밟아온 길 이외에 더 나은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구제금융은 받되 긴축 재정을 포기하겠다는 주장에 대해 “둘 다 차지할 수 없다”고 일축했다.

그리스 정부는 기존 구제금융 조건에 따라 국영·공영 부문의 민영화 작업을 추진한다.

이에 따라 국영 은행 2곳의 지분과 전력공사·아테네 국제공항·헬레닉 교통공사 등 공공기관 지분 일부가 각각 매각될 계획이다.

이어 채권단의 감독을 받아 내달 중 145억유로 규모의 긴축 정책을 추진한다.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은 앞서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 가운데 2차분 52억유로의 지출을 승인하면서 그리스는 이날 이 중 일부를 제외한 42억유로를 받는다.

나머지 10억 유로는 그리스의 필요에 따라 6월에 수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