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 기대작으로 게임시장에서 한치 양보 없는 경쟁구도를 그리고 있는 엔씨소프트 ‘블레이드 & 소울(이하 블소)’과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디아블로3’의 리턴매치에서 초반 ‘여심(女心)’이 승패를 갈랐다.
‘4·25대전’으로 불리며 같은 날 동시에 비공개테스트에 들어간 이들 두 게임 모두 이용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지만 엔씨소프트가 먼저 웃었다.
테스트 첫날 아프리카TV에 최대 90여개의 블소 채널이 개설됐던 반면 디아블로3는 30여개가 개설되는 데 그쳤다. 특히 다수의 여성 BJ들이 블소 신규 클래스 ‘소환수’ 플레이 방송을 중계하는 것이 눈에 띄는 등 여성층의 높은 관심이 증명됐다.
전략에서도 두 게임은 극명하게 달랐다. 블리자드의 디아블로3가 비밀주의 마케팅으로 내용을 많이 공개하지 않은 반면 엔씨소프트는 블소의 내용을 적극적으로 공개해 차별화한 것.
또 엔씨소프트는 ‘소환사’라는 신규 콘텐츠를 추가해 여성 이용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자칫 하드코어, 남성적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는 무협이라는 소재를 남녀 모두가 즐길 수 있도록 개발한 흔적이 엿보였다.
실제 지난 4월 21일 진행된 고객 초청 파티에서 새로운 직업인 소환사가 공개됐을 때 여성 이용자들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보내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 캐릭터는 기존에 소환수와는 달리 귀여운 애완동물을 연상시키는 외모의 이미지를 갖추었고 전투, 사냥 등 다양한 게임 내 상황을 소환수의 도움을 받아 안정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조작이 서툰 이용자 뿐 아니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경험이 없는 고객들도 쉽게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귀여운 외형, 쉬운 조작뿐 아니라 스킬명/소셜 액션 등에서도 여성 취향을 반영해 개발했다.
특히 눈·코·입, 얼굴모양, 턱선, 눈썹, 안면 주름, 몸매, 서 있는 포즈, 목소리까지 자신이 원하는 자신의 스타일로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세분화된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아름답고 귀여운 캐릭터를 갖고 싶어하는 많은 여성들에게 어필한다. 따라서 향후 이 게임이 MMORPG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데 한몫할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1998년 ‘리니지’와 ‘스타크래프트’로 첫 대결을 펼친 후 2004년 ‘리니지2’와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와우)’, 2008년 ‘아이온’과 ‘와우:리치왕의 분노 확장팩’ 대결에 이어 다시 2012년 펼쳐질 엔씨소프트와 블리자드의 4번째 자존심 대결에서 마지막에 누가 웃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