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 투성 코넥스(KONEX), 당국만 ‘장밋빛 전망’

입력 2012-05-04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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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가 추진중인 제3증시인 코넥스(KONEX·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에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금융위원회만 필요성을 이유로 강행의사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3일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신설 기자단 워크샵을 열고 중소기업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 개설방안에 대한 설명과 토론 시간 등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원회 김석동 위원장은 “많은 제도를 도입하면서 그 때마다 많은 우려가 제기됐지만 대부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제도로 자리잡았다”며 “코넥스 시장은 중소기업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자신한다”고 밝혔다.

이어진 브리핑 등을 통해 연내 코넥스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사항을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특화거래시장을 만들고 성장 가능성은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진입문턱을 낮춘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또 개인투자자들의 손해를 막기 위해 증권사, 은행, 연기금 등 자본시장법상 전문투자자와 벤처캐피탈, 헤지펀드에 투자가 가능한 자격을 갖춘 개인투자자(투자금 5억원 이상)로 제한된다.

아울러 금융위는 코스닥시장에 비해 진입요건을 낮추고 상장심사를 돕는 지정자문인제도를 도입해 상장을 용이케 했다. 이처럼 금융위는 각종 혜택으로 시장의 성공적 안착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증권업계 등 관련 시장에서는 자금력이 열악한 중소기업들에게 새로운 자금이 공급된다는 취지는 좋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코스닥 시장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고 기존 업체들도 작전, 회계 불투명, 횡령 등의 사건이 터지고 있지 않느냐”며 “기관들만 투자할 수 있다고 하는데 현재 코스닥에도 투자안하는 기관들이 검증안된 시장에 투자할 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석동 위원장 역시 “호흡이 긴 자금이 공급되는 시장”이라면서 초반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정책금융공사 등 당초 기관투자자만 참여시키겠다던 입장에서 벤처캐피탈, 헤지펀드 가입개인, 엔젤투자자까지로 확대해 실질적인 투자가 부족할 것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인정한 셈이 되고 말았다.

이미 프리보드와 코스닥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90%를 넘는 상황에서 기관투자자만으로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앞서 비슷한 개념으로 시작한 프리보드 시장만 하더라도 현재 61개사만 남아있고 일평균 1억3000만원 수준의 자금만 돌고 있어 금투협이 폐지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프리보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 않아 폐지 역시 검토중”이라며 “여러가지 활성화 방안을 동원했지만 진입장벽이 너무 낮다보니 부실기업이 많이 들어와 시장 이미지가 안 좋아진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프리보드는 장외시장이고 코넥스는 장내시장이라는 점, 거래세가 프리보드의 0.5%에서 코넥스는 0.3%로 낮아 졌다는 점, 시장관리 강화를 위해 불공정거래규제를 코넥스에 적용했다는 점 등의 차이가 있지만 이 역시 시장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실정이다.

이에 금융위원회 진웅섭 자본시장국장은 “프리보드는 코넥스 운영상황을 봐가며 중장기적으로 개선·처리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프리보드 개선보다는 코넥스 신설이 효율적으로 판단된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기술력 있는 우량기업들은 대부분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있는 상황에서 코넥스가 얼마나 힘을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정책 당국이 명쾌히 내놓지 못하고 “준비하겠다”는 말만 반복하는 것 역시 올안에 개장하겠다는 의지에는 못미친다는 평가다.

하지만 금융위 측은 "시장 마다 역할이 다르기 때문에 코넥스 설립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문제가 생길 경우 추후 추가적인 논의를 검토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결국 시장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하고 보완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책당국인 금융위만 매번 반복되는 대책들을 내놓으며 천하태평하다는 지적을 면키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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