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유진 정치경제부 기자
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는 총선에서 패한 민주당이‘반전의 계기’로 삼아 대선 국면에 활용하자는 의도였다. 야권에선 오는 23일 故 노무현 전 대통령 3주기까지 ‘촛불’ 불씨를 살리자는 말도 나왔다.
문성근 대표 대행은 이 자리에서 “우리가 조금 더 가다듬고 국가비전을 제대로 제시한다면 12월 대선에서 국민들이 우리를 선택해 줄 것이라고 믿고 싶다”고 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발언보다 사실상 대선을 염두에 둔 발언에 대부분을 할애한 것이다.
이날 민주당과 손을 잡고 시위를 주도한 단체는‘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 등 반미·좌파성향의 정치적 색채를 띤 시민단체였다. 이 두 단체는 2008년 촛불시위 이외에도 사실상의 반정부 집회를 이끌었던 전력이 있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민의 불안감을 담보로 정치적 접근을 하고 있다고 비쳐질 수 있는 대목이다.
수권정당으로서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 정치권이 미국산 쇠고기를 둘러싼 국민 부정적 인식을 이용해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은 4년 전 대규모 촛불시위에서 反 MB정서, 정권심판론에 불을 붙여 쏠쏠한 재미를 봤다. ‘촛불변호사’라는 닉네임으로 19대 국회에 들어온 이도 있다. 그러나 ‘어게인 2008’을 외치고 제2의 촛불시위를 기대한 자리엔 1500여명(경찰 측 추산)만이 참여했다. 4년 전과는 크게 상반된 수치다.
이처럼 여론이 4년전과 다른것은 무책임한 선동 대신 합리적 대안 제시를 촉구하는 국민 정서 때문이다. 4년 전 대한민국 수도 서울은 교복입은 어린 학생과 유모차을 앞세운 아주머니까지 거리로 나서면서 사회적 갈등이 극에 달했다.
성숙한 국민의식과 반대로 민주당과 반정부 시민단체들은 여전히 선동정치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이 더 이상 불안감을 담보로 한 정치투쟁에 속지 않는다는 점을 언제쯤 깨달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