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의 희망메시지]"뿌리가 튼튼해야 잎이 무성"…고전에서 지혜를 배웠다

입력 2012-05-0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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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CEO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이기려면 조용히, 쉽게 이겨라”

당신은 어떤 생각을 품고 있는가? 이 질문은 당신의 인격, 그리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각이 인생을 바꾼다는 말이 있듯 생각의 가치는 우리가 상상하고 있는 것 이상으로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금융부의 선두에서 항해의 키를 쥐고 있는 금융-증권의 수장들. 그들은 어떤 생각들을 품었기에 대한민국 금융, 심장부에 서게 됐을까. 그들의 인생에서 무게추처럼 중심을 잡게 했던 말들은 어떤 것이었을까?

살펴보니 이들은 공통적으로 먼저 걸어간 옛 성현들의 말들에서 인생의 지혜를 얻고 있었다.

▲(왼쪽부터)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서진원 신한은행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리처드 힐 스탠다드 차타드 대표.
신한금융지주 한동우 회장은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절로 ‘무지명 무용공’(無智名 無勇功)을 꼽았다. 그는 “손자병법에서 이 구절을 접하고 인생살이의 지혜를 얻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싸움을 잘하는 장수는 미리미리 준비하고 상대를 분석해서 전쟁에서 쉽게 이기는 사람이다.”며 “쉽게 이기고 조용히 이기니까 요란스럽게 명장이라고 이름이 알려지는 일도 없고 용맹하고 공을 많이 세웠다고 世人세인의 입에 오르 내리지도 않는다.“고 무지명무용공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 회장은 좀더 나아가 대중이 좋아하는 야구를 예로 들어 보였다.

한 회장은 “공격 선수의 날카로운 타구를 외야수가 공의 방향을 잘 쫓아가서 넘어지면서 받아낼 때 이것은 美技賞(미기상)을 줄 만하다. 그러나 공격선수의 평소 공격 패턴을 잘 예측해서 공이 날아올 지점에 미리 가서 수비하다가 날아오는 공을 제자리에서 조용히 받는 외야수에 대해서는 어지간한 전문가가 아니면 좋은 선수인 줄 모른다. ”며 “이런 선수는 야구를 진짜 잘하는 선수이지만 관중의 요란한 환호는 없다. 그러나 뛰어난 Leader, 감독은 이 선수를 알아본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서진원 행장은 ‘배근지엽성 수기불책인’(培根枝葉盛 修己不責人)의 중요성 강조했다. ‘나무의 뿌리가 튼튼하면 가지와 잎이 무성해지고, 스스로를 수양하면 다른 사람을 탓할 일도 없다’란 뜻이라고. 이는 기본과 원칙을 강조하는 말로 이를 늘 기억하기 위해 서 행장은 “ 매일 아침 30년 전에 사용했던 주판으로 주산을 해 본다”고 했다. 이는 서 행장이 은행원으로 입사했을 당시, 쉽지 않았던 주산을 익히고자 수 없이 노력했던 처음의 마음가짐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평소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어구는 ‘봉산개도 우수가교(蓬山開道 遇水架橋)’다. 이는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에 나오는 구절로 ‘산을 만나면 길을 만들고 물을 만나면 다리를 놓아 나아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어떤 위기의 상황에서도 난관을 뚫고자 하는 의지를 지녀야 한다는 것이다. 즉 삶에 있어서, 기업 경영에 있어서 불가능보다 긍정적 자세를 취하고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의지가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리차드 힐 한국스탠다드 차타드 금융지주 대표이사 겸 은행장은 ‘가능한 모든 기회를 탐색하라’ 는 구절을 꼽았다. 직장생활을 유통상업 분야에서 영업자본과 공급망 관리를 담당하는 것으로 시작했다는 리차드힐 이사는 “금융권으로 전직하면서 기업에 자금을 조달하고 고객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게 됐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그는 “바로 이러한 예측불허함이 삶이 주는 경이로움”이라고 설명했다. 리차드 힐 이사는 “돌아보면, 내 인생에 있어 새로운 아이디어의 가장 큰 자극제가 되었던 것은 외부의 변화와 위기였던 것 같다.”며 “나의 강점 역시 일상 속 내가 하는 모든 일에서 기회를 찾는 거다.”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정찬형 대표는 “대학생 때 읽었던 ‘대망’의 한구절로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한 말”이라며 다음 구절을 소개했다.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가는 것과 같다. 서두르지 말지어다.... 참고 견딤은 무사장구(無事長久)의 근원이요, 노여움은 적이라 생각하라...’

정 대표는 “무엇인가를 얻고자 하는 사람은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며 “인내심 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금방 허물어 지고 마는 모래성과 같다. 시간을 인내하고 자신을 밀고 나갈 수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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