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빈혈? 고령 남성에겐 치명적 ‘암’일수도

입력 2012-04-3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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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기현 교수팀 분석

몇 달 전부터 시도 때도 없이 어지럽고 피곤함을 느껴온 김모(68세·남)씨.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가던 중 갑자기 숨이 차고 온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어지러워 주저앉을 뻔한 경험을 한 후 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 대장암 3기라는 청천 벽력같은 진단을 받았다.

최근 단순 빈혈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암 진단을 받은 환자들이 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빈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위암이나 대장암 등이 발생하면 신체 내부에서 출혈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빈혈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설명한다. 특히 연령이 높을수록, 남성일수록 암이 발견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기현 교수팀은 최근 5년 간 빈혈 증세로 내원한 환자 총 503명(남성 63명, 여성 440명) 중 약 6.2%인 31명이 암으로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65세 이상의 경우는 총 81명 중 21%인 17명이 암으로 진단, 5.5명 중 1명 꼴로 암이 발견됐다. 이는 암진단 환자 31명 중에서는 약 55%를 차지한다.

전체적인 성별로는 여성이 87.5%(440명), 남성이 12.5%(63명)로 여성이 훨씬 많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이 중 암으로 진단된 비율은 남성이 25.4%(16명)로 여성 3.4%(15명)보다 7.5배나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이기현 교수는 “단순 빈혈로 생각되었던 경우에도 약 26%에서는 근본원인이 되는 질병이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나이가 많고, 남성일 경우 빈혈 증세가 나타나면 조기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암은 대개 보이지 않는 만성적 출혈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빈혈 증상이 발생한다. 또한 혈액을 만드는데 필요한 일부 영양소의 흡수가 저해되거나 방해되기도 하고, 혈액을 만들어 내는 기관에 기능 장애를 일으켜 빈혈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암 환자 중 일부 예민한 환자나 빈혈이 진행된 일부 환자는 산소공급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증상과 이를 보상하는데 따른 증상이 나타난다” 며 “일반적으로 쉽게 피로하고 약간의 운동에도 숨이 차며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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