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하이마트 이사회, 선 회장 측 “이사회 결렬됐다” 한마디에 ‘난장판’

입력 2012-04-25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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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3시 서울 한남동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하이마트 이사회가 난장판을 방불케 했다. 이날 호텔 회의실 2층에서 열린 하이마트 이사회는 시작전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회사 관계자는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과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참석 여부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해 수많은 취재진들을 당혹케 했다.

3시 10분전에 모습을 드러낸 선 회장은 이사회 개회식이 끝난지 30초도 지나지 않아 “유 회장과의 동반퇴진에는 변함이 없다”며 떠날 채비를 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죄송한 마음 뿐”이란 짧은 말을 남긴채 3시1분여에 이사회장을 홀연히 떠났다.

이어 하이마트 측 사외이사인 최경수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5분여 남짓 자세하게 “이사회는 3시에 정식으로 해야하는데 유 회장이 안 나왔고, 그래서 선 회장과 사외이사는 내(최정수 변호사)가 나왔다”며 “하이마트의 임시 이사회가 정족수 미달로 결렬됐다”고 설명한 뒤 이사회장을 떠났다.

하이마트 이사회 결렬됐다는 소식이 취재진들에게 전해지면서 인터넷 속보싸움이 벌어지자 유진그룹 측 관계자들은 일일히 취재진들에게 다가가 ‘이사회 결렬된 것 아니다. 선 회장의 해임안은 가결됐다’고 밝혀 취재진들을 당혹케 했다.

‘결렬됐다고 하는데 이것은 무슨소리냐’, ‘선 회장의 단독 퇴진이냐’, ‘선 회장과 유 회장의 동반 퇴진이냐’, ‘이사회는 지금 진행중인 것이냐’, ‘안에 누가 있는 것이냐’, ‘‘유 회장은 참석했느냐’ 등 여기저기서 함성 소리가 터져나왔다. 최 변호사와 유진그룹 측이 서로 상반된 소리를 하면서 혼란은 더욱 가중됐다.

유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지금 이사회는 진행중이며 선 회장 단독 해임안이 3:1로 가결, 하이마트는 선 회장과 유경선 회장의 각자 대표 체제에서 유경선 회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며 “이사회가 끝난 후 공식 브리핑을 할 예정이니 혼란스러워 하지 말고 해임안이 가결됐다는 사실에 주목해달라”고 취재진들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특히 독단적으로 이사회가 결렬됐다고 떠나는 행동은 이사회 진행을 방해, 난장판으로 만들려는 속셈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사회가 끝난 후 유진그룹 측은 취재진 모두에게 ‘하이마트, 경영정상화 첫 걸음’이란 A4 한장 분량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회의장에서 공식 브리핑을 진행했다. 엄용호 하이마트 이사회 의장은 “정관 32조 2항에 의해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화상통화를 통해 참여한 가운데 과반 이상 참석해 과반 이상 참석으로 선 회장의 해임안이 이사회에서 가결됐다”고 설명했다.

유 회장은 이날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아이패드를 통해 화상통화형태로 이사회에 참석했다. 선 회장측에서 이것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이사회 자문변호사로 참석한 김상곤 광장 변호사는 “이사회가 3시에 시작한 후 유 회장이 안 나오는 것을 확인한 선 회장과 최정수 사외이사가 바로 퇴장했고, 나머지 출석한 세 이사와 화상으로 접속한 유 회장 4명이 선 회장 단독해임안을 통과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유 회장이 음성과 영상이 지원되는 아이패드로 이사회에 참석했으며 이는 회사 정관 규정에 이사가 화상회의에 출석할 수 있다는 것이 명시돼 있어 법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이마트 이사회는 선 회장과 선 회장 측이 이사회 시작한지 1분도 지나지 않아 결렬됐다며 떠나 이사회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게 진행된 점에 대해 사과하며, 하이마트는 선 회장의 해임안을 가결하고 유 회장의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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