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사회를 먼저 제안한 것도 역시 21년 만에 당시 일화가 영화가 된다는 소식을 들은 재일동포로부터였다. 마치 그날의 감동이 재현이라도 하듯이 이 날 1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행사장에는 일본 전역으로부터 일찌감치 찾아온 재일동포들로 가득 메워졌고 일본매체도 NHK를 비롯해 일본 내 주요매체를 포함한 약 40여 매체가 찾아와서 현지에서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특히 행사가 시작되기 전, 이번 특별시사회가 지바에서 열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 지바시에서 시장(가마가이 토시히토, 34세)이 직접 감독과 배우들을 시청에 초대해 환영의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날 시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모두 로비에 나와 열렬한 환대와 박수를 보내서 감독과 배우들의 방문을 진심으로 맞이해주기도 했다. 시장은 감독과 배우들과 환영의 자리에서 “이 영화로 인해 다시 한 번 남과 북이 화해의 장이 열렸으면 좋겠고 거기에 지바시도 일조하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현장에 있던 배우 박철민은 지바 시장에게 “나이도 젊고 너무 훈남이라 결혼 안 했으면 (좋은 분을)소개해주려고 했는데 아쉽다”며 “지바롯데 마린스의 우승을 진심으로 바란다”는 말을 전달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저녁부터 시작된 영화 ‘코리아’의 시사회는 모든 관객으로부터 진심 어린 박수와 함께 시작됐다. 참석한 인원 대부분이 21년 전 일본 지바에서 남북단일팀을 위해 자원봉사나 응원을 했던 경력이 있거나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람들로 구성돼서 현장 분위기는 여타 시사회에서 볼 수 없는 뜨거운 반응이었다.
이날 무대인사에서 하지원은 인사말을 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말을 중단하기도 했는데 “현정화로 연기를 하다 보니 마치 내가 오늘 그날의 감동을 다시 누리는 것 같다”며 “객석의 뜨거운 반응을 보니 저절로 눈물이 났고 여기 계신 분들께 조그마한 선물이 됐으면 한다”는 진심 어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배두나를 비롯한 다른 배우들(박철민, 한예리, 최윤영) 역시 돌아가면서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배우들이 앞으로 퇴장 할 때는 전 객석이 모두 통로로 응집 해 끝까지 박수를 치며 환송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지바에 있는 민단과 조총련이 모두 참석해서 영화가 끝난 후에는 1991년 이후로 처음으로 화합의 자리를 마련해 현지에서 큰 이슈를 낳기도 했다. 이 날 참석했던 당시 민단 측 응원단장인 김양수씨는 “21년 전에 받았던 그 감동이 이렇게 고스란히 영화를 통해 나올 줄을 예상 못 했다”면서 “일본 내에도 보이지 않는 3.8선이 있는데 이 영화를 계기로 또 한 번 이념을 넘어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했다.
영화 ‘코리아’는 다음 달 3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