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노조, 금통위원 내정자에 독립성 서약 요구

입력 2012-04-1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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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노동조합이 금융통화위원 내정자들에게 중립성과 독립성 훼손 방지를 공개적으로 서약하라고 요구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임명저지 투쟁을 해나갈 계획이다.

한은 노조는 17일 성명을 통해 “내정된 금통위원들은 정통 재정부 관료, MB선거캠프 정책고문,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등 친정부적 경력으로 중앙은행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크게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문우식 내정자는 2007년 MB선거캠프에 참여했고 김중수 총재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함께 일했다. 노조는 “금통위를 정부 연구기관인 KDI 출신들의 인사정거장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기획예산처 차관 출신이 정해방 내정자에 대해서는 금통위를 정부의 통제권에 두겠다는 의지라고 꼬집었다.

현대기아차 사장을 지낸 정순원 내정자는 정부의 대기업 위주 반서민 경제정책기조를 명확히 보여준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성근 내정자는 대통령 국민경제자문회의 민간위원 출신이라는 점을 부정적으로 언급했다.

노조는 금통위원 내정자에게 금통위 의사록 실명공개와 한은 경영자율성 보장에 대한 서약도 요구했다.

노조는 “금통위의 신뢰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사록 실명공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은 내부경영의 정부 간섭이 점화 심화되면서 조직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4년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이 금통위원으로 선임될 때도 노조의 농성으로 이틀 간 출근하지 못했다. 김 전 원장은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서약을 작성한 뒤에야 출근할 수 있었다.

배경태 한은 노조 위원장은은 “이번 금통위원 내정은 독립성 강화라는 신호를 주지 못했다”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출근저지 등의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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