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 인사이드]票만 얻는다면…당 간판들 "난 망가져도 괜찮아"

입력 2012-04-10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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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심잡기 아이디어 속출-조니뎁으로 변장한 유시민…20년기른 수염 싹둑 강기갑

▲여야가 총선에서 한표라도 더 얻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의 홍보물을 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을 한 노회찬 후보, 앵그리버드를 패러디한 홍준표 후보,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배우 조니뎁을 연상시키는 복장을 한 유시민 통합진보당 공동대표가 눈길을 끌었다.
제19대 총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4·11 총선에서 후보자들이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속출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통합진보당, 자유선진당 등의 지도부도 각 당의 후보와 다를 바 없었다. 직접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지만 선거대책위원회 등의 요구사항을 수렴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들 당 지도부는 소속 정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평소와 다른 모습으로 유권자에게 다가갔다. 자신의 지지도가 후보의 지지도 상승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평소 입지 않던 옷을 입는 것은 기본이었다. 지긋한 나이에 흰머리까지 난 지도부가 직접 춤을 추기도 했다. 유권자의 호응도를 높여 소속 후보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조치였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으로 변신한 사례도 있다. 유명배우의 복장과 헤어스타일을 따라하기도 했다.

심지어 20여 년간 지켜오던 외모까지 바꿔 시선을 사로잡았다. 야당의 한 지도부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수염을 썩둑 자르면서 주변 지인들의 눈물을 자아내기도 했다. 여·야 지도급 인사들이 총선을 위해 변신한 이미지를 집중 조명해봤다.

총선에서 당 간판의 변신은 ‘무죄’다. 유권자들은 총선에서 여야의 지도자들이 어떤 변신을 했는지 오히려 관심이 높다. 이를 의식해 여야의 간판급 인사들이 변신을 모색했다. 여야 지도급 인사들은 외모의 변신은 물론 인간적인 본모습을 보여주는데 노력했다.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당 간판급 인사들이 과감히 변신을 한 것이다.

먼저 박근혜 중앙선대위원장의 파격 변신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박 위원장은 평소 조용하고 여당 대표로서의 위엄을 간직했다. 이런 박 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과감하게 변신했다. 청바지를 입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젊음의 거리인 서울 홍대입구에 평소 입지 않던 데님 소재의 바지를 입고 나타나 유세를 폈다.

외관으로 보면 청바지를 입은 것처럼 보였다. 박 위원장이 웬일로 청바지를 입었을까. 선대위의 제안이 있어서다. 선대위는 박 위원장에게 ‘청바지를 입고 오시라’고 제안했고 그는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곧 마음을 바꿨고 청바지 느낌이 나는 데님 원단의 청색 바지를 입는 것으로 타협을 봤다. ‘젊은 새누리당’ 이미지 제고를 위해 내린 결단(?)이었던 셈이다.

당 대표를 지낸 서울 동대문을의 홍준표 후보도 망가지는 모습을 연출했다. 완전히 ‘새됐다’. 홍 후보는 인기 모바일 게임 캐릭터인 ‘앵그리버드’를 패러디해 ‘홍그리버드’로 변장했다. 머리에 빨간 새머리 모양 탈을 쓰고 브이(V)자 눈썹에 파란 새부리를 단 채 홍보 동영상에 출연했다. 그는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저를 보고 즐거웠으면 한다”면서 젊은 층을 집중 공략했다.

변신은 여당의 전유물이 아니다. 야당도 표심을 얻기 위해 애썼다.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가 대표적이다.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문 후보는 사상역에서 기습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숨겨왔던 춤 실력은 선보인 문 후보는 영화 ‘써니’ 주제곡에 맞춰 일반 시민 50여명과 흥겹게 춤을 췄다. 이 소식은 인터넷상에서 누리꾼들에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통합진보당 지도부는 단체로 변신했다. 지도부가 단체로‘망가진’ 콘셉트로 방송광고에 등장해 표심잡기에 나섰다. 비례대표 12번에 이름을 올린 유시민 공동대표는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배우 조니 뎁을 연상케 하는 복장과 헤어스타일로 출연했다. 서울 노원병에 출마한 노회찬 후보는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으로 광고에 나타났다.

이정희·심상성 공동대표를 비롯해 비례대표 14번을 받은 서기호 후보는 각각 여고생으로 변신해 양갈래 머리에 교복을 입고 발랄하게 춤을 추면서 한 표를 호소했다. 서울 은평을에 출마한 천호선 후보도 ‘허리케인 블루’를 연상시키는 록스타의 모습을 보여줬다.

경남 사천의 강기갑 후보는 한복 대신 영화‘캐리비안 해적’ 속 의상을 착용한 채 등장했다. 강 후보는 지난 5일 선거캠프에서 20년 넘게 길러온 수염을 깎았다. 새로운 변화와 굳은 결의를 보여주기 위한 의도였다. 이날 한복도 벗었다. 공개된 장소여서 두루마기만 벗고 당의 분홍색 점퍼로 갈아입었다.

자유선진당에선 심대평·이인제·변웅전 공동선대위원장들이 앞치마를 둘렀다. 이들은 모자까지 갖춰 쓰고 요리사로 분장, TV광고에 나서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주황색 당근과 민주통합당을 뜻하는 노란 파프리카를 칼로 썰었다. 이들은 “거대 야당의 횡포를 썰어버리겠다”며 “정치 요리사”를 자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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