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찬의 그린인사이드]드라마같은 마스터스의 진기록...왓슨 드라이버 427야드

입력 2012-04-10 09:46수정 2012-04-1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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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pga.com
▲왓슨(왼쪽)과 우스투이젠. 사진=pga.com(게티이미지)
드라마가 이보다 더 극적일 수 있을까.

9일(한국시간) 끝난 마스터스 골프이야기다. 최종일 경기를 본 골퍼라면 기억이 생생할 터.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GC에서 마스터스.

‘왼손잡이 장타자’버바 왓슨(34·미국)이 그린재킷을 입고 대회를 마감했다.

왓슨은 루이스 우스투이젠(30·남아공)과 10언더파 278타로 동타.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홀은 둘다 파로 비겼다. 10번홀(파4·495야드)에서 벌어진 연장 두번째 홀. 홀은 왼쪽으로 돌아가는 지형이다.

먼저 왓슨이 드라이버 샷을 날렸다.

아뿔사. 왼손잡이여서 그런지 페이드를 바랐지만 볼은 오른쪽 숲속으로 날아갔다. 누가 봐도 패색의 그림자가 왓슨의 얼굴에 드리워졌다.

이어 우스투이젠(30·남아공)은 티샷. 3번 우드로 친 볼은 역시 우측으로 밀렸다. 그러나 숲속은 아니었고 페어웨이 가장자리에 걸쳤다. 그러나 문제는 남은 거리. 핀까지 231야드였다. 먼저 세컨드 샷을 아이을 잡고 했다. 우스투이젠의 샷은 그린에 못미쳤다.

문제는 왓슨. 볼은 맨땅에 낙하했다. 홀을 바라보며 낙엽을 걷어내고 왔다갔다하길 서너번. 핀과의 거리는 155야드였다. 드라이버 거리가 340야드 날아간 셈이다.

191cm, 82kg의 왓슨은 올 시즌 드라이버 평균거리 313.1야드로 랭킹 1위, 최장타는 427야드다.

왓슨은 6살때 아버지가 쥐어준 클럽을 갖고 솔방을 치며 골프를 익혔다. 레슨을 받아본 적이 없고 현재도 코치가 없다.

심한 훅을 걸어야할 판. 바로 넘기자니 나무가 가로막고 있었다.

웨지를 잡았다. 이런 거리에서 웨지라니. 왓슨은 엄청난 파워로 볼을 찍어냈다. 순간 흙도 날았다.

완벽한 훅(왼손잡이가 볼때 훅)이 걸렸다. 그린에 떨어진 볼은 깃대 앞쪽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구르더니 멈췄다.

그린앞에서 3번째 어프로치를 한 우스투이젠의 볼은 깃대를 지나갔다. 먼저 퍼팅한 우스투이젠의 볼은 홀 왼쪽 라인을 살짝 스쳤다. 보기였다.

왓슨은 2퍼팅만 해도 우승.

미국 조지아주 소재 조지아대학에서 소비경제학 전공한 왓슨에게 갤러리들은 그린이 떠나갈 듯 함성을 질렀다. 손을 들은 뒤 왓슨은 첫 퍼팅을 했지만 보너스 버디는 없었다. 파로 마감했다.

우승을 확정하고 왓슨은 캐디를 끌어안고 울먹였다. 이어 엄마와 포옹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얼마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생각난 때문이다.

그의 아내도 우승을 지켜보지 못했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출신인 그의 아내는 최종 입양 결정 통보를 받을 때까지 아이를 데리고 플로리다주를 떠날 수 없어 그린 재킷을 입은 남편곁을 보지 못했다.

왓슨은 왼손잡이가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3번째 선수가 됐다. 마이크 위어(42·캐나다)와 필 미켈슨(42·미국)에 이어서.

이날 진기명기가 이어졌다.

비록 2위에 그쳤지만 우스투이젠은 2번홀(파5·575야드)에서 더블이글(알바트로스)를 기록했다. 아이언을 잡은 우스투이젠의 세컨드 샷을 홀을 향해 날았고 그린앞 40야드 지점에 떨어진 볼은 그린에 오르더니 내리막 라인을 살살 구르더니 그대로 홀로 파고 들었다. 짜릿한 더블이글. 이때만해도 우승을 눈앞에 뒀다. 알바트로스는 파5홀에서 2번만에 홀에 볼을 넣어 3타를 줄이는 것. 파4홀에서 한번에 넣으면 홀인원 겸 알바트로스다.

우스투이젠의 더블이글은 76년 동안 4번 나온 기록이고 2번홀에서는 처음이다. 1935년 진 사라젠이 더블이글을 기록하고 우승한바 있다.

이날 2명이 같은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주인공는 보 반 펠트(37·미국)와 애덤 스콧(31·호주).

펠트는 16번홀(파3·170야드)에서 티샷한 볼이 그린중앙에 떨어졌고 왼쪽 아래쪽에 있는 핀으로 슬금슬금 구르더니 홀로 사라졌다.

스콧 역시 16번홀에서 티샷한 볼이 그린앞쪽의 엣지부근에 떨어지더니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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