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범수 "지칠법한 연기? 이제 '맛' 알았어"

입력 2012-04-06 08:34수정 2012-04-06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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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까무잡잡한 피부와 반듯한 얼굴, 또렷하게 상대방을 주시하는 큰 눈동자, 배우 이범수의 첫인상이다. 여기에 SBS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 속 유방의 열정적인 이미지와 쉴 틈 없이 잡힌 스케줄을 더하면, 다가서기조차 힘들어 보인다. 매니저는 “(이범수가) 스케줄도 많은데 대학 강의에 대학원 수업까지 듣고 있다. 인터뷰 끝난 후 바로 강의가 있어 이동해야 한다”며 발을 구른다. 하지만 정작 이범수는 여유롭다. “편하게 얘기 하자. 내가 융통성 있게 맞춰서 하면 된다”며 웃는다.

너무 바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범수는 “한 지인이 ‘숨도 안 쉬고 사는 것 같다’고 말하더라. 일반 회사원은 새벽이슬 맞고 출근해 해떨어지면 퇴근, 이 패턴이 매일 반복되는데, 나는 일이 없을 땐 2~3일은 쉰다. 즐겁다”며 소파에 몸을 기댄다.

그 즐거움을 이범수는 마음껏 누리고 있다. 지난해 미술 전시를 열어 그림에 소질이 있음을 알렸다. 일에만 치중해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대화를 나누던 중간에도 그의 눈빛에서 동심이 느껴질 정도로 무언가에 빠진 듯한 인상을 받았다.

이범수는 “최근 아내에게 ‘난 정말 재능이 많아’라고 말한 적이 있다. 연기 말고도 잘하는 게 너무 많은 것 같다. 지난해에는 미술 전시도 열었다. 이런 부분을 숨기지 않고 나타내는 게 나를 발전시킬 수 있다고 본다”면서 “배우로서 분명한 차별점이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런 차별 점은 이범수에게 또 하나가 있다. 과한 수식어일지는 모르지만 그의 팬들이 붙여 준 ‘연기의 신’ ‘최고의 배우’다. 연기에 있어서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자신감이 있다. 그 자신감은 실제 그가 강의를 나가는 연극영화과 강의실에서 눈으로 확인된다. 매 학기 수강을 앞두고 학생들 사이에 최고 인기 수업으로 손꼽히고 있다고.

그런 그도 연기의 맛을 최근 들어서 느끼고 있다고 귀띔한다. 연기를 통해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을 몸소 느끼고 있는 중이다.

이범수는 “나라고 연기가 처음부터 잘 됐고, 칭찬 받고 한 게 아니다. 많이 넘어져 보고, 굴곡진 길을 걸어보고, 작품들이 쌓아지며 연기라는 것을 조금씩 알게 됐다”면서 “처음 무술을 접하는 사람은 화려한 기술을 사용하겠지만, 고수는 손만 몇 번 휘저어도 기가 발산된다. 겉으로 보이는 화려함이 아닌 내공이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능동적으로 즐기게 됐다. 흔들리는 것은 수동적인데 난 미동 없이 내 연기를 하고 있다 생각한다. 서 있는 것을 넘어서 움직이고, 움직이는 것을 넘어 즐기려한다”며 고수다운 풍모를 내뿜었다.

‘고수’ 이범수를 다시 볼 기회는 다음 달 말이나 6월쯤 드라마가 될 전망이며, 영화는 현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시체가 돌아왔다’ 외에 올 하반기 쯤 새로운 작품이 들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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