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기자회견에서 가족 얘기가 나오자 울음을 참지 못했다. 이종범은 “아내와 정후, 가연이 너무 소중했다. 아프고 다치고 슬럼프를 겪을 때 가족이 없었다면 힘을 낼 수 없었다”며 “나는 행복한 선수였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많은 분들이 와주고 마지막 가는 길에도 축복해줘 감사하다”며 팬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그렇다고 그의 야구 인생이 끝난 것은 아니다. 그는 “34년째 야구를 해 배운게 그것 뿐이다”며 “야구에 관련된 일만 생각하고 사업은 절대 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가 아닌 지도자로서 조만간 운동장에서 찾아뵙겠다”고 덧붙였다. 이상적인 지도자상에 대해서는 "성적도 좋지만 선수, 코치, 구단의 마음을 잘 생각해야 성적도 잘 나온다"며 "인간미 있는 지도가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이종범에 가장 애착이 가는 기록에 대해서는 “팀이 1점을 뽑기 위해서 반드시 점수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선수가 되고 싶었다"며 "그래서 84개의 도루가 가장 뜻 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아들 정후가 그 기록을 꼭 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퇴에 앞서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조언으로는 "열심히 하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는 종이 한 장 차이다"며 "아무 생각없이 하는 것은 노동일 뿐 목표는 프로 들어와 정하는 것이 아니라 어렸을 대 정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이종범은 은퇴를 하면서 기아 구단이 제시한 플레잉코치와 해외 연수 제안을 거절했다. 그러나 등번호 7번을 영구결번하는 데는 동의했다.
프로야구 30년 사상 영구결번은 이종범이 11번째다. 특히 통산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빛나는 타이거즈 역사상 영구결번은 선동열(18번)에 이어 두 번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