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빛과 그림자’에서 70년대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중앙정보부장 김재욱을 맡고 있는 김병기는 김치드라마 ‘불후의 명작’에서 무식한 졸부 역할로 팬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빛과 그림자’에서 독재정권시절 찔러도 피한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냉혈한 역할이지만, ‘불후의 명작’에서는 온통 자기 중심적이며 모자란듯한 말투와 행동의 서돈만 역할로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내고 있다.
서돈만은 이름 그대로 가진건 돈밖에 없고, 아는 건 딸 영주(이하늬 분)와 진미(김선경 분) 두 악녀를 사랑하는 것이다.
서돈만은 정말 속물이고 나쁜 사람이지만, 딸 이하늬가 한재석 때문에 열병을 앓는 것을 보고는 한재석의 아버지 김현명(최종환 분)을 찾아가 애걸 복걸하는 모습, 다른 남자에게 마음을 두고 있는 진미에 대해 질투하는 모습에서는 연민의 정마저 일으킨다.
워낙 아는 게 없다 보니 ‘아는 척’ 하는 사람들을 싫어하고, 상대가 웃기만 해도 “비웃었냐” 다그치며 금력을 이용해 그들을 누르는 재미로 산다.
서돈만의 코믹함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환상의 콤비’는 강 비서(최상학 분)다. 5회에서도 영주가 말한 TPO(시간,장소,상황)를 못 알아들은 서 회장에게 “티포가 아니라 티피오”라고 설명해 줬다가 되레 “비웃었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고, 그도 모자라 육탄공격을 해 오는 서 회장에게 “아니에요, 제 표정이 원래 그래요”라고 설명하지만 돌아오는 건 발길질이다.
서돈만과 강비서는 마치 ‘톰과 제리’를 연상시킨다.
종합편성 채널 A의 주말드라마 ‘불후의 명작’(제작 스토리티비, 연출 장형일 김상래, 극본 김신혜)은 박선영 한재석 이하늬의 삼각 구도, 임예진-박선영 vs 김선경-이하늬의 선악 구도가 본격화되고, 수십년간을 헤어져 살아야했던 고두심-임예진 모녀의 재회가 기대되면서 가파른 시청률 상승세를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