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노숙인 20명, 역사내 청소근무자로 ‘새 삶’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울역사 곳곳에서 노숙생활을 해왔던 노숙인 20명이 28일부터 서울역 청소 근무자로 변신한다.

서울시는 거리 노숙인의 자립을 돕는 ‘자립지원프로젝트’에 따라 우선 서울역 노숙인 20명에게 일자리와 안정된 주거 등을 지원하는 시범사업을 실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는 시가 코레일,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대한성공회유지재단 노숙인지원단체)와 함께 노숙인 자립의 핵심요소인 일자리·주거비·소양교육 등을 지원하는 사업의 일환으로 펼쳐진 것이다.

시는 노숙인들이 자립을 하고 싶어도 고용을 꺼려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일자리를 가질 수 없으며, 설사 일을 가진다고 해도 제대로 된 주거공간이 없어 지속적으로 일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이들의 자립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자리와 안정된 주거 마련이 필요해 이번 시범사업을 실시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범사업에는 우선 서울역 응급대피소를 이용하던 노숙인 20명이 참여하게 된다. 이들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1일 4시간, 월 15일을 근무하고, 40만원의 월급을 지급받게 된다.

또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는 이들에게 격주로 인문학 등 소양교육을 실시해 자활의지를 더욱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돕고, 향후 보다 높은 수준의 일자리로 취업할 수 있도록 청소장비 조작 및 운영 기술 교육 등도 실시할 예정이다.

6개월간의 시범사업을 마친 노숙인 중 우수근로자에게는 코레일에서 포터업무 등 보다 전문적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서울역 외 다른 주요역으로 지역 확대 등을 검토·추진할 계획이다.

시 역시 이들 우수근로자에게 보다 안정적인 주거형태인 매입 임대주택으로 연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완전하게 탈노숙에 성공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사례관리를 실시하기로 했다.

김경호 서울시 복지건강실장은 “서울시-코레일-민간단체의 협력을 통한 이번 서울역 노숙인 자립지원 시범 프로젝트가 노숙인 정책의 새로운 모델이 되길 바란다”며 “보다 많은 노숙인들이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