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연금 자산 1조5000억원을 날린 일본의 투자자문사 AIJ의 사장 등 경영진이 수백억원대의 보수를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일본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일본판 메이도프'로 불리는 연금 스캔들의 주인공인 기업연금 운용사 AIJ투자자문의 사장과 이사가 9년 간 운용 보수로만 45억엔, 약 600억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AIJ의 아사카와 가즈히코 사장 등 경영진 2명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만든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거액의 보수를 챙겼다. 이같은 사실은 일본 증권거래감시위원회(SESC)의 감사 결과 확인됐다.
앞서 지난 달 SESC는 이 회사가 고객들이 맡긴 연금 자산 1458억 엔 가운데 1092억 엔, 우리 돈 약 1조5000억 원의 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AIJ는 지난 2002년 조세 피난처인 영국령 케이만 군도에 펀드를 만들고 파생상품 등에 투자했지만 매년 손실을 냈다. 이 회사는 최대 240%의 고수익을 보장하겠다는 허위 광고로 기업들의 연금 운용을 위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에 연금 펀드를 맡긴 직장인 54만 명과 연금을 수령하고 있던 34만 명 등 고객 88만 명이 고스란히 노후자금을 날리게 됐다.
지난 2002년 설립된 AIJ는 지난해 9월 말 기준 124개 업체로부터 기업연금 1984억 엔을 수탁해 주로 주가지수 옵션에 투자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