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수 전광수커피하우스 대표
‘로스팅 커피’는 막연히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기 입맛 대로 먹는 커피가 자신의 커피다.
커피 문화가 갑자기 들어오다 보니깐 커피믹스는 싸구려커피, 커피전문점은 중간, 로스팅 커피는 고급이어서 어렵다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를 잡았다. 세계적인 커피 국가 이탈리아의 사람들은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범벅 수준으로 넣어 먹는다. 설탕을 넣으면 촌스러워 보인다는 시각은 커피를 즐기는 데 도움이 안된다.
‘로스팅 커피’입문자들은 부드럽고 가벼운 커피를 먼저 먹는 것이 좋다. 다른 품종이 섞여있는 블렌딩 커피가 아닌 산지별 단종 커피류다. 마시다 보면 기호가 진한 쪽으로 가게 되어 있는 만큼 ‘로스팅 커피’에 적응하기 제격이다.
나는 원래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했다. 하지만 이제는 제자들의 매장을 포함해 11개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로스터로서의 고집을 부린 메뉴에 대중에게 포인트를 맞춘 메뉴를 도입했다. 이전에는 제 커피에 대해 칭찬하면 좋아하고 비판하면 화나고 그랬는데 이제는 벗어난 것 같다. 비판하면 로스팅이 잘못됐는지 콩에 문제가 있는지 반성을 하게 된다.
19년간 커피를 볶았지만 커피 앞에 서면 겸손해진다. 내가 어떻게 욕심을 부리거나 과시하면 커피 맛이 나오지 않는다. 진솔하게 접근하고 다루는 만큼 그대로 나온다.
‘로스팅 커피빈’을 구매할 때는 갈지 않은 홀빈상태로 구매하는 게 좋다. 산화속도 때문이다. 갈아서 보관하면 아무리 잘 보관해도 일주일이 지나면 첫날 먹은 느낌과 차이가 난다.
특히 밀폐용기에 홀빈상태로 실온에 보관해야 한다. 지퍼백에 공기를 빼서 밀폐용기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냉동실에 두면 장기 보관은 가능하지만 해동되는 순간 냉동된 홀빈을 다 음용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