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허와실']국토부 사우디 주택 건설…정작 업체는 "그게 뭔데요"

입력 2012-03-2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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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토해양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택 50만가구 건설 사업에 참여할 국내 건설업체를 선정했다는 사실이 화두가 되고 있다.

주택 50만 가구 건설은 사우디 정부가 재스민 혁명 이후 민심을 달래기 위해 추진하는 국책사업으로 총 사업비만 667억달러, 우리 돈 73조원에 달한다.

국토부는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SK건설 등 시공능력평가 100위권 업체 가운데 해외건설 경험이 많은 20개사를 선정했다고 밝히면서 사업 수주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작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 자체에 대한 상세한 내용도 알지 못한다면서 국토부가 임의로 선정해 발표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 한 관계자는 “사업 참여 의사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사실이 없다”면서 “사업 참여를 하기 위해서는 프로젝트에 대한 가이드라인 정도는 알아야 하는데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심지어 국토부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밝힌 건설사도 있었다. 연락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참여의사가 있는지를 묻는 단순한 전화 한통이 전부였을 뿐이라는 것.

이와 관련 국토부는 사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는 내달 중 체결할 계획이고, 20개 건설사 명단은 국내 신용도가 좋은 업체로 선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설사 MOU를 체결한다고 하더라도 사업 진행이 물꼬를 틀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정부가 추진한 사우디 리애드 인근 1만가구 주택 시범사업의 경우 지난해 12월 제안서를 사우디측에 제출했지만 아직까지 어떠한 확답도 받아내지 못한 상태다.

비단 이 사업뿐만이 아니다. 국내 건설사가 추진하는 대다수 사업장이 아직 사업타당성 조사 과정에 있거나 시범사업 착수 정도에 그치고 있을 뿐, 구체적인 성과는 없다.

축배는 적어도 사업 수주를 확정지은 후에, 나아가 사업을 완전히 수행한 후에 들어도 늦지 않다는 지적이 고개를 드는 이유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사우디 50만호 건설은) 정부에서 한다고 하니 지켜보고 있지만,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며 “특히 사우디가 이 사업과 관련해 중국에 먼저 혜택을 주고 난 뒤 우리에게 이같은 제안을 했다는 것은 공사가격을 낮추려는 의도일 수 있어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봐야 참여의사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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