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부터 모든 삼성증권 PB들은 은퇴설계 교육을 받고 있다. 김석 삼성증권 사장이 ‘은퇴시장 선점’을 올해 주요 경영목표 중 하나로 공식화하면서 PB용 ‘은퇴설계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총력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삼성증권은 올해 들어 동양증권을 누르고 개인퇴직계좌(IRA) 적립금 1위로 올라섰다. 15일 금융감독원 퇴직연금 통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1월말 기준 개인형 IRA 적립금 1332억원으로, 업계 전체 잔고 5304억원의 25.1%를 차지했다. 2위 동양증권은 1249억원으로 23.5%, 3위 미래에셋은 884억원으로 16.7%를 점유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월에도 IRA에 230억원이 추가 유입돼, 2위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상황이다. IRA는 현재 전체 은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6%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이 시행되는 7월 이후에는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정안 시행 이후 모든 퇴직자는 퇴직금을 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계좌로 이전해 받아야 한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 은퇴와 퇴직급여보장법 시행 등으로 올해 은퇴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며 “특히 예금 등 기존 안전 자산의 매력이 감소하고 있어 영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삼성증권이 은퇴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출시한 ‘POP골든에그어카운트’도 출시 6개월만인 올해 2월말 현재 1조7000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2조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올해 들어 우리투자증권이 ‘100세시대 연구소’를, KDB대우증권이 ‘미래설계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은퇴시장을 노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증권 역시 ‘은퇴설계 연구소’를 기존 6명에서 12명으로 대폭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