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경제통인 강봉균 의원이 14일 정계 은퇴를 선언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에 쓴소리를 했다.
강 의원은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한·미 FTA 무효화를 주장하는데) 대외 개방에 폐쇄적으로 가면 우리가 그동안 지향해 온 개방주의가 움츠러들 것”이라며 “우려의 소지가 있는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는 협상을 통해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FTA 전체를 문제 삼거나 폐지까지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폐기론에 여론이 나빠지자 재재협상론으로 돌아섰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미 FTA 폐기론으로 인해 수도권에서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 의원은 여야의 포퓰리즘과 복지정책도 걱정했다. 그는 “여야가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정권을 잡는 데만 혈안이 돼 국민 경제의 안정과 발전 기반을 위협하는 공약들을 쏟아내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여야가 퍼주기 복지 경쟁을 하면서 나라를 망치고 있다”며 “포퓰리즘 정책을 하면 나라의 곳간이 텅 빌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노선도 언급했다. 강 의원은 “민주당이 통합진보당 노선을 지나치게 따라가고 있다”며 “열린우리당 때도 안하던 얘기를 진보당과 선거연대를 하기 위해 다 받아들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또 “민주당은 노선에 맞지 않는 얘기를 하면 정체성 없는 사람이라며 배척한다”며 “나도 피해자”라고 설명했다.
강 의원은 “야당을 할 때는 정체성 따지고 이념을 기준으로 뭉쳐도 된다”며 “하지만 집권 세력이 되려면 스펙트럼을 넓히고 포용성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념 지향적으로 가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불안하게 보게 된다”며 “새누리당이냐 민주당이냐는 선택을 망설이는 중도충이 다 도망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