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넘버2로 불러 달라”

입력 2012-03-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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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銀 인수로 자산·주가 2위 도약”

하나금융그룹이 관행적으로 국내 금융그룹 중 4위로 불리던 것에서 벗어나 명실공히 ‘넘버2’로 불리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는 외환은행 인수로 총자산·주가 등 모든 면에서 국내 2위 금융그룹으로 올라섰기 때문이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의 자산 규모는 262조원으로 우리금융지주(394조원), KB금융지주(361조원), 신한금융지주(33조원)와 큰 격차를 보였다.

4대 금융지주의 순위를 뜻하는 ‘국신우하(KB와 신한, 우리, 하나)’라는 말 그대로 하나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와 상당히 떨어진 꼴찌를 차지한 것이다.

‘국신우하’는 1997년 외환위기로 대표적 시중은행들이 합병되면서 사라진 후 새롭게 부상한 4대 금융지주(은행)를 일컫는 말이다. 외환위기 전까지는 5대 주요 시중은행을 ‘조상제한서(조흥은행과 상업, 제일, 한일, 서울)’라고 통칭했다.

그런데 최근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며 ‘국신우하’에 균열이 일어났다. 하나금융이 꼴찌에서 1~2위권으로 올라선 것이다. 외환은행을 품으면서 하나금융의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366조5000억원으로, 자산 규모 2위 금융지주사로 격상됐다. 우리금융이 394조8000억원으로 1위이며 KB금융 361조6000억원, 신한금융 332조2000억원이었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주가에서도 이같은 흐름을 보였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으로 하나금융은 4만1500원을 기록해 그동안 2위를 차지했던 KB금융(4만350원)을 앞지르게 됐다. 업계 1위인 신한지주(4만2950원)와 격차를 줄이는 한편 우리금융(1만1900원)과는 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졌다.

영업망도 대폭 확충됐다. 그동안 하나금융의 주계열사인 하나은행 지점은 650개로 지점 수가 가장 많은 국민은행의 60%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하나은행 국내 지점 650개, 외환은행 354개가 합쳐지면 지점 수는 1004개가 되면서, 국민은행 1172개에 이어 2위로 신한은행(974개), 우리은행(949개)을 앞지르게 됐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제는 세간에서 두 번째로 불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총자산을 기준으로 하면 ‘우하국신(우리, 하나, KB, 신한), 주가는 '신하국우(신한과 하나, KB, 우리)’인 셈이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선 오랫동안 네 번째로 굳어져 있었기 때문에 당장 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축이다.

한 금융지주 임원은 “지금은 모두 없어진 은행들을 가리키는 ‘조상제한서’라는 말이 아직도 남아 있을 정도”라면서 “이미 입에서 굳어진데다 다른 금융지주와 격차가 미세해 언제든지 뒤짚어질 수 있는 만큼 하나금융이 2위로 인정받으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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