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경제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채무조정을 위해 실시한 민간채권단 손실분담(PSI)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음에도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일고 있는 것이다.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그리스가 민간 채권단을 대상으로 국채교환을 유도한 결과 83.5%의 민간 채권단이 참여의사를 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24일 그리스 정부가 제안한 국채교환 제안에 대해 민간 보유 국채 2060억유로 중 1720억유로을 참여키로 결정한 것이다.
참여의사 결정 최종일인 지난 9일 전까지 민간채권단의 참여율이 58% 수준에 머물러 대다수의 해외IB는 80%이 못미치는 참여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었다.
예상보다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음에도 그리스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지속됐다. 그리스가 전환점을 맞이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우려감의 분위기가 우세했다.
UBS는 "이번 그리스 PSI의 성공적 발표는 무질서한 디폴트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효과적으로 배제시킨다"고 평했다.
요제프 아커만 도이치뱅크 회장은 "PSI의 성공적 결과는 그리스가 경제개혁을 추진할 기회를 부여해 줄 것이며 유럽의 안정과 성장을 위한 능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불안감을 표한 이들은 정치적 이슈 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선거가 끝난 후 정권이 교체될 경우 혼란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감이 형성되고 있다.
네비건트 캐피탈(Navigant Capital)은 "시장에서는 참여율이 아주 높아 집단행동조항(CACs)이 발동되지 않을 가능성도 예상된 바 있어 다소간에 부정적 뉴스(mild negative)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크레딧에그리꼴(Credit Agricole)은 "지저분한 디폴트(messy default) 사태는 면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리스는 다음달 있을 선거가 또 다른 위험요인(risk factor)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미츠비시UFJ(Mitsubishi UFJ)은 "CACs의 발동시기, 신용부도스와프(CDS)의 보유주체 등 국채스왑의 세부내용에 대해 여전히 불안감이 많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앞으로 국채교환이 무리없이 진행되더라도 향후 그리스 CDS트리거가 발생할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그리스 국채 교환에도 불구 모건스탠리 등에서는 신규국채 금리가 22%로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향후 긴축 이행 여부 등이 금번 교환의 성공여부를 판가름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