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타 나왔다” vs “왜 朴이 심판대상이냐”
4·11 총선에서 서울 종로가 ‘정치 1번지’의 위상을 톡톡히 발휘하게 됐다. 새누리당 친박(박근혜계) 맏형 홍사덕(69) 의원이 이곳으로 전략 공천되면서 민주통합당의 친노(노무현계) 정세균(61) 의원과 맞붙게 됐기 때문이다.
박근혜-노무현 대리전격인데다, 여당 유력 대권주자의 최측근과 야당 잠룡 간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끈다. 홍 의원과 정 의원은 각각 당의 텃밭인 대구와 전북을 떠나 연고 없는 새 무대에서 그야말로 ‘빅매치’를 벌이게 됐다.
홍 의원은 6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에서 맡긴 소임을 정성껏 수행해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조윤선 의원 등 쟁쟁한 예비후보들을 제치고 자신이 낙점된 데 대해 당선으로 당에 보답하겠다는 각오다.
6선으로 당내 최다선인 그는 언론인 출신으로 국회 부의장, 당 원내대표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07년 대선에서 박근혜 경선후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고 18대 총선에선 친박연대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라이벌인 정 의원은 고려대 총학생회장을 지냈으며 이후 기업인에서 정치인으로의 변모에 성공, 4선에 당 대표를 역임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엔 산업자원부 장관도 지냈다.
그는 “종로 승리로 의회권력을 교체하고 정권심판의 태풍을 일으키겠다”고 일성했다. 올해 대권 도전을 선언한 만큼 정권심판론을 적극 부각하며 ‘대안세력의 대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홍 의원을 향해서도 “박근혜 위원장과 한판 붙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대타를 내보냈다”면서 “하지만 홍 의원도 새누리당의 대표적인 정치인이란 점에서 정권심판론의 적임자”라고 각을 세웠다.
하지만 홍 의원은 정 의원에 대해 “훌륭한 분”이라고만 했다. 그는 다만 “박근혜 위원장을 향해 정권심판론을 말하는 건 어느 모로 봐도 맞지 않다”며 “그래서 지금까지 반향이 없었던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한편 홍 의원은 11대 경북 영주·영양·영풍·봉화 지역을 시작으로, 서울 강남을과 경기 광주 및 고양 일산갑, 대구 서구 등을 거친 높은 인지도가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정 의원은 4선 내내 한 번도 스캔들에 휘말리지 않은 도덕성이 경쟁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