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 되는 뉴타운]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2조 '뚝'…주민들 한숨

입력 2012-03-08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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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주택시장의 바로미터인 강남 재건축 시장이 휘청거리고 있다.

개포지구 정비구역 지정안 보류,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 발표 등 박원순 서울시장의 주택정책이 베일을 벗을수록 집값 상승 기대감이 사라지면서 거래가 실종되고 매매가 하락세가 계속되는 모습이다.

최근 부동산정보업체 닥터아파트 조사에 따르면 박원순 서울시장 취임 후 4개월(2011년 10월28일 ~ 2012년 2월27일)동안 서울 재건축 아파트 시가총액은 85조8581억7200만원에서 현재 83조5405억8400만원으로 총 2조3175억8800만원이 줄었다.

특히 강남구는 4개월간 1조811억2000만원(22조6025억9000만원→21조5214억7000만원)이 줄었다. 지난해 11월 개포주공2·4단지, 개포시영 등의 정비구역 지정 보류로 개포동 주공1·2·3·4단지, 시영 아파트값이 떨어졌고 그 여파로 대치동 은마, 청실1·2차, 국제 등도 줄줄이 하락세를 보였다.

닥터아파트는 또 지난 1년 동안(2011년 2월 ~2012년 2월) 강남 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가운데 5000만원 이상 떨어진 가구가 3만5638가구에 달한다고 밝혔다. 1년새 강남 3구 전체 재건축(6만5772가구)의 절반이 넘는 가구가 도시근로자 연봉에 맞먹는 금액을 날린 셈이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118㎡와 116㎡의 매매가는 1년새 무려 2억7000만원 이상 떨어져, 3월 현재 각각 10억7000만원, 10억1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56㎡의 평균 매매가는 9억원 초반대로 최근 들어 9억원 미만에 나오는 매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1년 전보다 2억5000만원 이상 하락한 가격이다.

잠실주공5단지 J공인 관계자는 “자고 일어나면 수천만원씩 집값이 떨어지니 집주인들 입에서 한숨 소리만 가득하다”며 “재건축 활로가 꽉 막혀 있으니 급매물이 나와도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드물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투기열풍의 진원지였던 강남 재건축의 거품이 빠지는 과정으로 이해하는 시각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 동안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이 지나치게 높게 형성된 측면이 있다”면서 “아직 강남 외 다른 지역은 집값 하락 폭이 그다지 높지 않은 수준이어서 ‘위기’로 바라보는 건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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