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본사와 계열사, 선종구 회장 자택 등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이뤄지면서 당초 추진됐던 하이마트 매각작업이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하이마트 매각 일정에는 큰 차질이 빚어질 수 있고 상장폐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이마트 매각 주관사인 시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인수 후보 대상 기업들로부터 비밀유지확약서를 받고 이달말이나 늦어도 3월초 예비입찰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 등이 오르내리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 소식에 인수 후보군들이 향후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스피 상장규정에는 대규모 법인은 자기자본의 2.5% 이상의 횡령은 혐의발생 단계부터 공시해야 한다. 또 이 규모 이상 횡령 혐의가 발생하면 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아직까지 횡령금액 등이 확정되지 않아 조회공시 요구만 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07년 유진그룹으로 대주주가 바뀐 하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과 선 회장이 공동대표 체제를 시작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이에 따라 결국 양측은 특별관계자 지분을 모두 3자에 매각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지난 12월 시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이후 매각주관사는 지난 2월 초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 등으로부터 비밀유지협약을 받고 그동안 매각 절차를 밟아왔다.
현재 하이마트 지분은 대주주인 유진기업이 31.34%를 비롯해 계열사인 유진투자증권(1.06%), 유경선 회장 부친인 유재필 명예회장(0.04%)이 각각 보유하고 있다. 또 선종구 회장과 아들인 HM투어 선현석 대표가 각각 17.37%, 0.85%를 보유중이다. 이와 함께 아이에이비홀딩스(2.54%), 에이치아이컨소시엄(5.66%), 한일전기그룹(0.42%), 농협 사모펀드(PEF)인 엔에이치할로윈 제일호(6.01%) 등도 지분을 갖고 있다.
일단 유진그룹측은 당초 예정대로 매각작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이마트 대주주인 유진그룹 관계자는 "검찰의 압수, 수색으로 당혹스럽지만 매각 의지는 변함이 없다"면서 "수사 진행과 별도로 매각은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인수를 검토해온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는 검찰 수사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아직은 구체적인 언급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없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하이마트측은 선종구 회장 및 하이마트 경영진의 검찰 수사와 관련해 "향후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이마트는 "임직원들은 동요없이 고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