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의 두번째, 데이트
투어 공연 'ZEST'는 박해진의 새 싱글앨범 발매를 기념해 이날 오사카, 히로시마, 후쿠오카, 나고야, 도쿄 등 일본 5대 도시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지난해 2월 일본에서 가수로 데뷔한 박해진의 두번째 단독 콘서트다.
이날 오사카 콘서트가 열린 NHK홀은 1500석을 가득 채운 팬들의 환호로 후끈 달아올랐다. 이제 갓 스무살이 된 앳된 팬부터 백발이 성성한 노부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인 이날 공연은 나이 고하를 불문하고 응원봉을 손에 쥔 팬들의 박수와 함성으로 가득했다.
암전 속에 등장, '휴루리 휴루리'로 공연의 문을 연 박해진은 '그말만 하지마'를 필두로 한 신곡 소개 무대에 이어 가수 겸 프로듀서 루이, 케이준과 함께 국내 출연작 '에덴의 동쪽' OST '운명을 거슬러'의 트리오 무대, 중국 주연작 '첸더더의 결혼이야기' OST '운명의 수레바퀴' 일본어 판 등으로 팬들의 감성을 촉촉히 적셨다.
기획, 연습기간만 1년에 달할 만큼 공을 들인 이번 공연은 박해진과 팬들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박해진은 외로운 싸움 끝에 병역비리 무혐의 판정을 받고 이제 막 상처를 다독이며 마음을 다잡은 참이다.
공연 말미에는 소속사에서 비밀리에 준비한 서프라이즈 코너가 준비돼 박해진의 상처를 어루만졌다. 안무팀, 루이, 케이준과 객석의 팬들은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입모아 부르며 그를 위로했다.
박해진은 생각지 못했던 노래 선물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먹먹한 감정을 추스르다 결국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객석 곳곳에서도 눈물을 훔치는 일본 팬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무대에서 울지 않으려고 꾹 참았는데 결국 또 울었다"면서 "2010, 2011년 두 해동안 많이 힘들었고, 새로운 작품으로 찾아뵙지 못해 죄송했다. 이런 좋은 선물을 받았으니 더 좋은 작품,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 노력하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108분에 걸쳐 진행된 이날 공연은 남성미와 귀여움이 적절히 어우러져 팬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했다. 특히 하이라이트는 소녀시대 '지(GEE)'를 편곡해 꾸민 무대였다.
붉은 색 가죽재킷과 타이트한 블랙 팬츠로 멋을 낸 박해진은 그루브를 살려 편곡한 '지'를 안무팀 스타시스템과 함께 선 뵀다. 남성미를 살린 웨이브로 출발한 박해진의 '지'는 후렴구에서 분위기가 반전, 소녀시대의 안무를 깜찍하게 재현해 객석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지'는 박해진이 공연을 기획한 이후 1년간 편곡, 1달여간 안무 연습에 매달린 회심작이었다. 박해진은 안무의 매력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손동작의 각도, 표정 등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그는 "2PM 등 멋진 남자 아이돌의 곡도 있지만 그들만큼 멋있게 할 자신은 없었다"고 웃으며 "여러분이 다 아실만한 곡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소녀시대의 곡으로 앙증맞은 퍼포먼스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해진은 이날 오사카 공연을 시작으로 오는 3월5일 도쿄돔 시티홀, 히로시마, 후쿠오카, 나고야 등을 돌면서 각지의 팬들과 만난다. 이번 콘서트를 통해 남다른 열정을 과시한 그는 올해 영화 '설해'를 통해 국내팬과 재회한다. 아울러 '첸더더의 결혼이야기' OST를 일본어로 번안해 일본 팬들에게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