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주민 반발…백악관 “불행한 사건”사과
아프가니스탄 미군 기지 내에서 코란을 비롯한 이슬람 종교 서적을 미군이 소각한 사실이 알려지자 아프간 주민들이 반발하고 백악관이 사과에 나섰다.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 내 도서관에 보관 중이던 코란을 비롯한 수백 권의 이슬람 서적이 최근 소각됐다고 미 언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자 2000명 이상의 아프간 주민들이 바그람 기지 인근에서 항의하는 등 아프간 주민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미군 소식통은 이들 서적 중 일부가 극단주의적 메시지를 담고 있어 바그람 기지와 인접한 파르완 수용시설의 수감자들 간의 과격 메시지 교환에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소각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미국 백악관은 이날 파문이 확산되자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일은 매우 불행한 사건”이라면서 “미군이 아프간 주민들의 종교에 대해 갖고 있는 존경심을 반영하지 않는 것”이라고 사과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별다른 의도없이 일어났다”며 “현재 왜 그런 일이 일어났고 앞으로 재발방지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존 알렌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도 성명을 통해 “바그람 공군기지에서 코란을 비롯한 다수의 이슬람 종교 자료를 부적절하게 처리했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즉각 중단시키고 전면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의는 아니었지만 이번 사건으로 상처받았을 아프간 정부와 국민에게 사과한다”면서 “훼손된 종교 자료는 종교 당국이 복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 해병대원으로 추정되는 4명이 지난달 아프간에서 사살된 탈레반의 시신에 나란히 소변을 보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