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측 "변호인단과 상의해 향후 대응 결정할 것"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이 21일 1400억원대의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결국 징역 4년6개월, 벌금 20억원을 선고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제11부(부장판사 김종호)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이날도 간암 투병 등 건강상의 이유로 감형을 호소했지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건강 상태가 양형에 영향을 미칠 수 없다며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회장의 모친인 이선애 전 태광산업 상무에겐 징역 4년, 벌금 20억원을 선고했다. 이 전 상무는 법정구속돼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됐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이호진 피고인은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고 받아 인식하고 있었지만 이를 묵인하고 범죄로 인한 수익을 향유하였음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간암 투병 중인 이 전 회장과 모진 이 전 상무의 선고결과를 두고 그룹 안팎에선 양형이 너무 과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며 "때문에 이번 결과에 대한 항소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고 언급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 중 약 290억원 횡령과 일부 배임혐의에 대해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했다.
태광그룹 측은 "판결문을 받아 면밀히 검토한 뒤 변호인단과 상의해 향후 대응을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이선애 피고인의 경우 고령인 데다 뇌졸증을 앓고 있어 수감생활 중 건강이 우려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 전 회장은 지난해 1월 무자료 거래, 회계 부정처리 등으로 회삿돈 400억여원을 횡령하고, 골프연습장을 헐값으로 매도하는 등 태광그룹에 97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