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보다는 유니크, H&M보다는 고품질, 자라보다는 싸게”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수년간 공들여 탄생한 SPA 브랜드 에잇세컨즈(8seconds)가 유니클로에게 선전포고를 선언했다. 5년 안에 유니클로를 넘어 국내 SPA 1위 브랜드로 도약하고 해외 진출도 활발히 해 글로벌 브랜드로 우뚝 서겠다는 것.
제일모직은 21일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 에잇세컨즈 1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라보다 30% 정도 낮은 가격, 유니클로와는 비교도 안되는 다양한 컬러, H&M보다는 품질이 뛰어난 신규 SPA 브랜드를 선보였다.
5년안에 유니클로를 잡겠다고 한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부사장은 에잇세컨즈 기획단계부터 단순히 SPA 브랜드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매달 2회 이상 SPA TF팀과 미팅을 갖고 국내 소비자들이 진정 원하는 브랜드 만들기에 몰두했다. 타 글로벌 SPA 브랜드에 비해 시장진출이 늦었다는 생각에 품질과 디자인에서 만큼은 더욱 욕심을 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특히 유니클로와 경쟁을 펼치기 위해 단일 브랜드로서는 최대한의 예산과 인력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우선 에잇세컨즈의 경쟁력은 가격과 품질이다. 제일모직은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베트남 등 70여개 우수협력업체의 글로벌 소싱망을 활용해 에잇세컨즈 상품을 생산·공급해 가격 및 품질경쟁력을 갖췄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자라 등 글로벌 SPA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속도있는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박철규 제일모직 상무는 “에잇세컨즈는 제일모직 2020 비전인 글로벌 패션기업 달성의 핵심사업이며 제일 모직 패션부문의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유니클로가 현재 국내서 매장 70개 정도를 보유하고 있고 3년내로 100개까지 확장될 것으로 보이는데 더이상 국내에서는 확대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기 때문에 에잇세컨즈는 5년내 유니클로를 따라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에잇세컨즈는 올해 10개 매장을 오픈하고 매출 600억원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5년 4000억, 2020년에는 300개 매장에 1조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김진면 패션사업 2부문장은 “한국패션 시장에 대한 글로벌 공세를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한편 2015년부터는 중국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며 “오는 2020년까지 1조5000억원의 글로벌 SPA 브랜드로 성장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제일모직의 SPA가 유니클로를 정조준함에 따라 유통가 재벌 2~3세의 자존심 경쟁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롯데쇼핑은 국내 SPA 브랜드 1위 유니클로를 수입·판매하고 있는 FRL코리아 지분 49%를 갖고 있으며 유니클로를 국내 처음 들여온 것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