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을 찾습니다”...남녀프로골프協

입력 2012-02-21 06:49수정 2012-02-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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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首長)이 없다. 무주공산(無主空山)이다. 해가 바뀌었는데도 남녀프로골프협회는 회장을 추대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협회 임원 구성도 제대로 안돼 있고, 특히 대회유치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 회장이 공석이어서 중요한 사안도 결정하지 못한 채 난항이다.

◆KPGA 회장은 외유 중?

회장은 있다. 그런데 회장에 당선되면 외부 기업인을 ‘반드시 모셔 오겠다’는 약속은 ‘꿩 구어먹은 소식’이다.

현재 프로골퍼 이명하 회장이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이다. 이 회장은 프로골퍼 최상호와 경선에서 17표차로 이겼다. 지난해 11월24일 얘기다. 전 회장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12월 총회가 끝난 뒤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자회사인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대표와 실무진인 국장을 2명이나 내보냈다. 그런데 이후가 더욱 문제다. 인수위원회가 구성돼 일단 임시 협회와 자회사인 한국프로골프투어(KGT)의 임원을 선출했다. 협회 전무이사도 선임했고, KGT의 대표도 뽑았다.

그러나 협회는 갑작스럽게 해외에 나가있는 이사들을 불러들여 긴급이사회를 열고 전무이사를 제외한 KGT 대표를 바꿨다. 이명하 회장이 KGT 대표를 겸임한 것이다. 이때 외부인사를 영입하면 회장직과 KGT 대표직을 내놓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런 뒤 이 회장은 개인적인 업무로 해외로 나갔다. 골프교습생을 데리고 전지훈련을 간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외부인 영입은 감감 무소식이다. 두달이 다 되도록 진척이 없다. 공석이 된 임직원뿐 아니라 추대 회장도 마땅한 인물이 없다. 추대키로한 L모 회장은 일찌감치 고사했다.

문제는 협회 기능인 대회유치다. 프로골퍼들의 생계가 걸린 첫 대회도 확정하지 못했다. 이미 하고 있는 대회를 앞당길 생각까지 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대회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열린 대회는 17개. 하지만 올해는 대회 스케줄조차 잡혀있지 않다. 게다가 비교적 규모가 큰 대회는 원아시아투어나 아시안투어를 겸하고 있어 하위권 선수들은 설땅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프로골프협회가 창립된지 올해 44년째다. 프로골프발전보다 ‘밥그릇 챙기기’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는 일부 KPGA 임직원들은 순탄치 않은 1년을 맞을 것 같다. 안성찬 기자 golfahn@

◆KLPGA 회장은 어디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협회도 남자협회와 크게 다를 게 없다. KLPGA 역시 회장 자리가 11개월 이상 공석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3월 KLPGA는 선종구 회장이 일신상의 문제로 협회 회장직을 본격 사퇴했다. 가까스로 한국여자골프 1세대 구옥희 씨를 회장으로 뽑았지만 여파가 거셌다. 정관을 무시한 채 회장을 선출했다는 이유로 법정공방을 벌였다. 결국 구옥희씨는 선출 나흘만에 사퇴하는 웃지못할 사건의 주인공이 됐다. 그해 11월 KLPGA가 임시총회를 열어 신임 수석 부회장에 강춘자 전 부회장을 선출하는 등 새 집행부를 꾸렸다. 하지만 여전히 회장 자리는 주인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협회측은 외부에서 회장을 영입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모시려는(?)는 회장은 그린에서 멀리 떨어져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가 없는 상태로 19개의 대회를 치렀다. 올해도 이같은 상황이 반복돼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내린 KLPGA는 하루라도 빨리 회장을 모셔 와야 한다.

이에 협회측은 이달 중으로 협회 회장을 물색해 회장을 정한 뒤 3월 정기총회 때는 정식으로 취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L그룹, H그룹 등 여러 그룹의 회장 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상황이라 협회측에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궁여지책으로 회장을 지냈던 회장을 다시 추대할 것도 여지를 남겨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내부에서 자신들의 ‘잇속 챙기기’ 위한 알력싸움을 벌여 외부에서 눈살을 찌푸리는 장면도 연출이 됐던 터라 선뜻 회장직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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