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체인지’ 이후 스크린에서 좀처럼 모습을 볼 수 없던 김소연이 성인이 된 후 한국영화에 출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녀가 ‘가비’에서 연기한 캐릭터 '따냐'는 러시아에서 커피와 금괴를 훔치며 자유로운 여인으로 살아가다 ‘고종’(박희순)의 아관파천이란 격변의 시기, 거대한 음모에 휩쓸려 조선 최초의 바리스타가 되는 여인이다. 바리스타 역할을 능숙하게 보여주기 위해 영화 촬영 전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김소연은 까다롭다고 알려진 커피추출방식인 점드립까지 연마해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는 후문이다.
또한 러시아 공사관에서 기거하는 '고종'의 커피를 내리는 그녀의 모습은, 궁중 의상들 속에서 더욱 빛난다. 바디라인이 살아있는 몸매와 파격적인 의상으로 각종 시상식에서 화제가 되어왔던 김소연답게 그녀는 매 장면마다 고혹적인 1800년대 후반 서양 복식을 맵시 있게 소화해 냈다.
러시아 시절, 커피를 훔치기 위해 금발머리로 변신한 ‘은여우’의 도발적이고 파격적인 이미지, 러플 장식의 단아한 드레스를 입은 바리스타 ‘따냐’의 모던한 이미지 등 ‘가비’ 속에서 김소연은 다양한 색을 드러낸다. 러시아와 조선의 다채로운 의상을 착용하고 연기한 덕분에 외모 변신뿐만 아니라 극중 감정연기에도 도움을 받았다는 김소연은 한 영화에서 이렇게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여배우로서 행운이었다고 전했다.
‘고종’을 중심으로 커피와 바리스타를 둘러싼 미스터리와 멜로, 액션이 결합된 격렬한 스토리, 주연배우들의 화려한 연기변신, 공들인 제작과정으로 더욱 기대감을 모으고 있는 영화 ‘가비’는, 다음 달 중순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