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과일값 오르니 수입과일 없어서 못팔아

입력 2012-02-20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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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렌지·칠레 포도 판매↑…수입산 가격도 상승 조짐

국내산 과일의 가격이 수급불안정으로 폭등하자 수입 과일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국산 오렌지와 칠레산 포도 등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수입산 가격도 상승할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락시장 도매가격 기준으로 겨울 대표과일인 귤 5㎏짜리 한 박스(상품)의 가격은 2만5983원으로 작년 같은때보다 70.7% 올랐다. 사과 15㎏짜리 한 박스(후지)의 가격도 7만1627원으로 26.1% 상승했다. 이처럼 겨울 과일들의 가격이 치솟자 미국산 오렌지와 칠레산 포도, 필리핀산 바나나·파인애플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칠레산 포도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관세 철폐 등의 영향으로 작년보다 수입가가 떨어지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일로 등극했다.

이마트에서는 이달들어 지난 16일까지 칠레산 청포도(900g)의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6배 급증했다. 미국산 네이블 오렌지와 자몽 등의 매출도 10∼20%대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해 가장 인기가 많다. 롯데마트에서도 지난해 전체 과일 매출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31.0%에 달하는 등 수입제품 인기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바나나 33.6%, 오렌지 17.2%, 포도 16.7% 등의 순으로 이들 세 품목이 전체의 67.5%를 차지했는데 수입제품 비중이 30%를 넘은 것은 작년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수입산 판매가 급증하면서 수입과일 가격도 만만찮게 오르고 있다. 지난 13∼15일 서울시 농수산물공사의 평균 경매 가격을 보면 수입 바나나(특/13㎏)가 2만2000원으로 작년(2만원)보다 10% 상승했다. 오렌지(특/18㎏)는 5만6000원으로 작년(4만7500원)보다 18% 상승했다. 파인애플(특/12㎏)은 작년 1만5500원에서 올해 1만9900원으로 30% 가까이 오르는 등 주요 수입 과일의 가격이 모두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는 수입과일 할인전을 마련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수입 과일도 국내산과 비슷하게 산지의 이상 기후 등으로 생산량과 과수 크기에 변화가 있어 가격이 상승했다”며 “23일부터 29일까지 오렌지와 바나나를 시세보다 25∼30%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마트도 작년에 소량만 내놨던 자몽, 메로골드 자몽, 아보카드, 레몬, 석류 등의 수입산 물량을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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