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서 6명 연장 승부, 13년전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 이후 두번째
유소연(22·한화)과 서희경(26·하이트) 등 한국선수를 비롯한 6명의 선수가 12일 호주 로열 멜버른 골프장(파73·6505야드)에서 펼쳐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서 연장전에 돌입 우승컵을 놓고 접전을 벌였다.
올시즌 LPGA 개막전인 이번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주인공은 미국의 제시카 코르다(18). 대회 초반 선두를 달리던 유소연과 서희경은 코르다에게 우승컵을 내줘야 했다.
마지막 라운드, 선두를 달리고 있던 코르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부진한 경기를 펼치며 유소연과 서희경에게도 우승의 기회가 찾아왔다. 마침내 이들은 역전에 성공, 나란히 공동 선두로 18번홀(파4)을 맞았다. 파세이브만 기록해도 유소연과 서희경 이 둘 선수만이 연장에 돌입하며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와 같은 상황을 재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18번홀에서 이들을 외면하고 말았다. 두선수 모두 홀컵 1m 거리의 파 퍼팅을 놓쳐 보기를 적어낸 것이다.
이에 최종합계 3언더파 289타를 적어내며 코르다, 루이스 스테이시(26), 브라타니 린시컴(26·이상 미국), 훌리에타 그라나다(25·파라과이) 등과 함께 연장전에 들어갔다.
역대 LPGA 대회에서 6명이 연장전에 나선 것은 1999년 7월 미국 오하이오주 실바니아의 하이랜드메도골프장에서 열린 ‘제이미 파 크로거 클래식’ 이후 13년 만이다. 5명의 선수가 연장전에 돌입한 대회는 현재까지 네 차례 있었지만 6명이 나선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예상치 못하게 6명이 연장에 돌입하다 보니 주최 측은 제비뽑기를 통해 3명씩 두 조를 나눴고, 유소연, 서희경 그리고 린시컴이 같은 조에 편성됐다.
1차 연장에서 유소연과 서희경을 포함한 6명의 선수 모두가 파세이브를 기록하며 2차 연장으로 이어졌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승부가 갈렸다. 유소연은 티샷이 짧더니 두 번째 샷마저 그린에 올리지 못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다. 결국 보기를 범하고 말았다.
서희경은 파를 적어낸 뒤 이어지는 다음조의 경기를 지켜봤다.
코르다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올려 놓고 6m 거리의 버디 퍼트를 극적으로 성공시킨 뒤 마지막 플레이어 그라나다의 퍼팅이 이어졌다. 긴장속에서 그라나다가 버디퍼트를 했지만 결국 실패, 코르다의 우승이 결정됐다. 생애 첫 우승과 동시에 우승상금 16만5000달러(약 2억원)를 챙겼다.
지난주 유럽여자프로골프(LET) 호주여자오픈에서도 준우승을 차지했던 유소연은 올시즌 출전한 2개의 대회에서 우승을 목전에 두고 준우승만 두 번을 기록하며 다음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