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선택된 22개품목 매출증대 “글쎄”…안전성 문제 부각될까 걱정
약국외 판매가 가능한 가정상비약 품목이 베일을 벗었지만 정작 판매 당사자는 제약업계는 시큰둥한 분위기다. 정부가 선정한 24개 품목들의 매출 비중이 낮은데다, 안전성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일 △해열진통제(타이레놀 4개, 부루펜 1개) △감기약(판콜 3개, 판피린 2개) △소화제(베아제 5개, 훼스탈 6개) △파스(제일쿨파프 2개, 신신파스에이 1개) 등 총 24개 품목을 약국 외 판매 대상 의약품으로 선정했다. 이들 품목 가운데 올해부터 공급 가능한 의약품은 13개로 판콜씨내복액, 판콜500정, 판피린정 등 11개 품목은 아직 유통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잠정선택된 24개 품목의 총 매출은 400억원에 불과하다. 타이레놀의 2010년 매출은 IMS데이터 기준 283억원이다. 소화제 시장 1위품목인 훼스탈은 약 100억원 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베아제의 약국 판매액은 연간 10억원 수준이다. 삼일제약의 대표품목인 ‘부루펜’은 연매출 83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동아제약의‘판피린티정’은 1억원대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오히려 선정대상에서 제외된 ‘판피린큐액’이 액체 감기약 시장에서 매년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며 시장점유율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신신제약의 신신파스의 경우에도 ‘신신파스 아렉스(RX)’가 연매출 60억원의 대형품목이며 이번에 목록에 이름을 올린 ‘신신파스에이’의 매출규모는 1억원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선정된 제품들은 제약사별로 인지도가 높은 대표품목이지만 회사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약국외 판매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기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이번에 수혜업체로 언급되는 일부 제약사들은 자칫 약사들에게 밉보일까 매출 증대 등을 기대하기보다는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특히 타이레놀의 경우 지난해 국감에서 안전성 논란의 중심에 섰던 터라 슈퍼판매가 확정될 경우 다시 안전성 논란에 휩싸일 우려도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반약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가져볼만 하다. 유통망 확보만 된다면 오는 4월 이후 일괄약가인하제도 시행으로 인한 전문약 매출감소 악재 속 수익창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약국외 판매 품목으로 전환된 동국제약의 마데카솔의 경우 1분기부터 매출이 증가하더니 슈퍼판매가 풀린 3분기 30억원을 기록하며 경쟁 제품의 매출을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판매처 확대와 함께 마데카솔이 슈퍼 등에 판매되면서 항생제 성분이 들어있지 않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판매량이 더욱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