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진 전 특임차관-박선규 전 문광부 차관 2파전
정치권이 4·11 총선 공천작업을 본격화하면서 예비후보자들 간 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에 본지는 본선을 방불케 할만큼 여야 내부의 치열한 공천다툼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을 살피는 코너를 마련했다.
첫 순서는 새누리당의 공천격전지인 서울 양천갑이다. 전통적인 새누리당 강세지역으로 분류되는 이곳은 3선의 원희룡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됐다. 당초 비례대표인 정옥임(52.여) 의원과 김해진(51) 전 특임차관, 박선규(50)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3파전 양상이었으나 당이 지난 7일 양천갑을 비례대표 의원 공천배제지역으로 지정, 김 전 차관과 박 전 차관 간 2파전이 됐다. 하지만 이곳은 전략 공천 가능성도 있어 현재로선 누구도 공천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전 차관과 박 전 차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고위공직을 지낸 ‘MB맨’들로, 둘 다 언론인 출신이다. 김 전 차관은 20여년의 경향신문 기자생활 이후 지난 17대 대선 때 이명박 후보 측의 언론특보, 대통령직인수위 전문위원 등을 지냈다. 박 전 차관 역시 20여년 동안 KBS 기자로 활약하다 현 정부에서 대통령실 언론비서관, 청와대 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이 둘은 자신들의 강점으로 ‘국정운영 경력’을 공통적으로 내세웠다. 김 전 차관은 1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특임차관 시절 정부부처의 손이 미치지 않는 현장을 방문해 뒤치다꺼리하며 소통을 했다”고 강조했다. 박 전 차관도 “제 능력으로 청와대 비서관에서 대변인, 차관까지 올랐다”며 “정부에서 인정받은 업무 능력을 주민들도 평가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들은 ‘MB맨’이라는 낙인에는 반응이 엇갈렸다. 김 전 차관은 “정부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선거에 나와 당당히 평가받아야 한다”며 “정부가 잘한 건 더 알리고 잘못했다는 부분에 대해 억울한 건 설명도 하는 게 당의 부담을 덜어주는 길”이라고 했다. 하지만 박 전 차관은 “정부의 공과는 짊어지고 가야 하지만 나는 이 정부의 개국공신이 아니다”라면서 “고려대를 나왔을 뿐, 호남 출신인데다 MB핵심그룹들과 갈등도 많이 겪었다”고 MB와 일정부분 선을 그었다.
이들은 지하철 9호선 역세권 개발을 중점 추진과제로 삼은 가운데, 김 전 차관은 구의 재정자립도를 높이고 목동아파트 리모델링, 고교 증설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전 차관은 구내 빈부격차 해소와 교육의 질 향상 등을 주요공약으로 내세웠다.
한편 새누리당에선 두 전직 차관 외에도 배종덕(66) 전 목포시당 위원장, 이중효(51) 전 부대변인이 등이 공천에 도전한다. 민주통합당에선 차영(50.여) 전 대변인, 문영민(61) 전 양천구의회의장, 이홍장(68) 영전무역 대표가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