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직장인 대회 결승 진출…승패 연연않고 '재밌는 경기' 꿈꿔
신도리코 농구 동아리 ‘SABA’는 지난해 YMCA에서 주최한 전국 직장인농구대회에서 쟁쟁한 강호들을 제치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승 진출은 무려 10년만의 성과였다. 홍보실 윤후석 과장은 무려 70%의 3점 슛 적중률을 기록하며 3점 슛 이벤트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SABA(SINDOH Amateur Basketball Association)는 올해로 창단 12주년을 맞았다. 1997년 7월 신도리코 성수동 본사 리노베이션 당시 국제규격의 대형 농구 코트가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동아리다. 초창기에는 농구를 좋아하는 직원들이 모여 친목을 위한 경기를 가끔 가졌다. 그런 와중에 2001년 YMCA 직장인 농구대회 출전을 계기로 유니폼을 맞추면서 본격적인 '하나의 팀'으로 출범하게 됐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는 3승6패로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팀을 재정비 하고 훈련에 박차를 가하면서 조금씩 실력이 상승됐다. 2002년 준우승을 시작으로 2003년에는 3위를 기록했다. 이때가 SABA의 전성기였다.
하지만 이후 치열해지는 경쟁과 무섭게 올라오는 타 팀과의 경쟁에 밀려 2부 리그로 떨어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해 준우승을 계기로 다시금 전성기를 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SABA의 불타오르는 각오를 회사도 모른 척 하지 않았다. 신도리코는 SABA의 유니폼과 대외경기 비용, 활동비 등을 지원해주며 적극적인 지원사격을 하고 있다.
SABA의 가입 회원 수은 대략 50여명. 그들 주말마다 인천, 수원, 대전 등 전국을 돌아다니며 사회체육 직장인 농구대회에 출전했다. 그야말로 강행군이었다. 하지만 SABA 선수들은 말한다. 비좁은 숙소에서 서로의 몸끼리 부딪히며 선잠을 자고, 그 다음날 술 덜 깬 상태로 대회에 출전하는 맛은 아무도 모른다고.
워낙 직장인 농구계에서 유명하다보니 연습경기를 제안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 특히 연기자 손지창, 박형준 등이 소속된 연예인농구단 ‘피닉스’와는 7년간 교류하며 연습경기를 갖기도 한다. 워낙 운동신경이 뛰어나고 지는 것을 싫어하는 연예인 팀이라 패배의 쓴잔을 마시는 쪽은 대부분 SABA다. 하지만 그들에게 승패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추구하는 농구는 ‘이기는 농구’가 아니라 ‘재밌는 농구’이기 때문이다.
SABA 팀원들이 항상 입버릇처럼 하는 얘기가 있다. 원년멤버들과 신규멤버들의 완벽한 조화로 제2의 전성기를 열어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말하는 SABA의 두 번째 전성기는 매 경기마다 승리하는 것이 아니다. SABA의 두 번째 전성기는 창립 52주년의 신도리코가 100주년이 되는 해에도 후배들이 SABA의 이름으로 코트를 휘저을 수 있도록 끝까지 열정을 잃지 않는 모습,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