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해외 부문 이분화…부사장 책임경영제 도입
지난해 유례없는 9·15정전사태 이후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한국전력(KEPCO)이 쇄신을 위한 최대 조직개편을 단행한다.
한전은 6일 국내사업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2008년부터 지속된 재무체질 악화 극복을 위해 수익성 높은 해외사업 확대로 고용을 창출하는 등의 목적으로 이 같은 조직개편을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새롭게 구성되는 조직은 크게 국내부문과 해외부문으로 나누어 각각 부사장 책임경영체제로 운영한다. 이번 개편의 특징으로 △부사장 책임경영 도입 △조달본부, 예산처 신설 등을 통한 경영 효율성 진작 △전력수급실 신설 △기술 엔지니어링 및 해외사업 개발 분야를 집중 보강 등이 있다.
◇전력수급안정과 효율적 경영 ‘두마리 토끼’ 잡는다 = 한전에 따르면 이번 개편은 정부의 총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준수함과 동시에 부문간 효율적 기능조정을 통해 정원 범위내에서 설계됐다.
국내사업 부문을 살펴보면 전력수급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국내부문부사장 직속으로 전력수급실을 신설했다. 이는 2014년 여름까지 전력수급 사정의 어려움이 예상됨에 따른 것이다.
이번 개편을 통해 조달본부를 신설했다. 전력구입 및 각종 구매비용이 회사 총비용의 약 85%를 차지하는 만큼 이를 절감해 재무건전성과 경영시스템 내실화를 구축할 방침이다.
아울러 전력생산 핵심원료인 유연탄과 우라늄 등의 안정적 개발·도입을 통해 해외 연료시장 변동 리스크를 줄일 계획이다. 특히 기존 기술본부를 기술엔지니어링 본부로 확대해 해외발전·송배전·토건 등 분야별 엔지니어링 역량을 통합해 가격 및 기술경쟁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후쿠시마 원전사태시 일본 동경전력(TEPCO)의 사례를 교훈 삼아 부서 간 상호 감시(Watch)하고 견제(Warning)할 예정이다. 원가(Cost)를 절감, 부조리 요인의 원천적 예방 등 시스템을 통해 사업 리스크를 관리한다.
한전은 품질경영실, 공정관리실, HSSE실(Health, Safety, Security, Environment)을 신설·보강해 설계·기자재·시공·운영 품질을 종합 관리한다. 또 예산처를 신설·보강해 분산된 예산관리를 통합해 운영할 계획이다. 예산계획의 적정성을 사전 검토하고 집행 과정의 사업별 공정분석과 사후분석의 전과정을 모니터링한다.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 등 강도높은 해외사업 추진 = 해외사업 부문도 대폭 강화했다. 원자력·화력발전·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와 인수합병(M&A), 플랜트 수주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해외부문 부사장 직속으로 해외사업전략실을 신설했다.
또 중동과 터키지사를 신설해 해외 영업을 강화한다. 김중겸 한전 사장은 필요할 경우 해외지사를 확대해 국가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장기적으로 현재 3% 수준인 해외사업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50% 이상으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해외 원전수출 사업도 강화한다. 원전수출본부내에 아랍에미리트(UAE)원전사업단을 원전EPC(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사업처·원전독립발전소(IPP)사업처로 분리 신설해 UAE원전을 성공적으로 건설할 수 있도록 했다. 원전수출 경쟁력을 강화해 UAE원전 수주에 이어 제2·3의 원전을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기존의 IPP사업에 EPCM(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 Management)사업을 결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정립한다. 한전은 단순히 지분투자에 그치지 않고 경영권을 확보해 국내부문 인력의 해외부문 진출 등의 고용창출을 통해 국내 연관산업의 동반성장을 견인할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국내 사업의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여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최대한 내부 흡수하고, 활발한 해외 진출을 통해 국내 생산과 고용을 확대함으로써 경제성장과 청년실업해소 등 생산 및 고용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전은 올해 채용규모가 총 1207명으로 공채 505명(경력 50명 포함), 청년인턴 702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전체 채용의 30%를 고졸로 채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