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예산위원회 출석...“최악의 후퇴 국면에서 회복…고용불안은 해결과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Fed)의 의장이 경제가 개선 조짐을 보인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2일(현지시간) 하원 예산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의 경기는 최악의 후퇴 국면에서 점차 회복되고 있다”며 “유럽 금융권 불안 등 미국의 기업투자를 저해하는 불확실성이 조금씩 완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 수개월간 미국의 지출과 생산, 고용 지표가 어느정도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 판단의 배경을 설명했다.
버냉키 의장은 다만 “회복 속도가 참담할 정도로 느리다”며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어 미국 경제회복을 위협하는 유럽 금융위기의 충격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위험 요소 중에서는 특히 고용불안을 최대 해결과제로 꼽았다.
미국의 지난해 12월 실업률은 8.5%로 3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평년 수준인 6.7% 수준보다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그는 물가에 대해서는 낙관론을 폈다.
버냉키는 “현재 물가는 아주 잘 통제되고 있다”며 “달러화 환율도 위기 이후 꽤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인플레이션과 환율 불안의 조짐은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물가는 향후 연준의 추가 부양책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앞서 지난달 올해 첫 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낸 성명서에서 현재의 저금리 기조를 오는 2014년 말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와 관련 공화당 소속 폴 라이언(위스콘신) 하원 예산위원장은 연준이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물가안정을 희생시키고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버냉키 의장은 “물가 인상 시도를 하지 않고 있으며 목표범위 내에 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버냉키는 “앞으로의 상황을 면밀하게 주시하면서 미국 금융시스템과 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그때그때 취해나갈 것”이라며 “경제와 금융 부문의 안정을 위해서는 재정적자 감축 노력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과 함께 소매업계의 매출이 개선되면서 경제회복 기대감이 커졌다.
의류판매업체 리미티드와 할인점 타깃이 연휴 기간 이후에도 할인을 지속하면서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인기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을 보유한 리미티드는 개장한지 1년이 지난 동일상점의 1월 매출이 전년 대비 9% 늘어났다고 밝혔다. 예상치는 2.7% 증가였다.
미국 2위 소매업체인 타깃의 매출은 4.3% 늘어 전망치 2.4%를 상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