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조선 최고의 사상범

입력 2012-02-0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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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규 지음/인카운터 펴냄/ 1만6000원/396쪽 )

최근 종영된 ‘뿌리 깊은 나무’를 보면 정도전의 조카 정기준이라는 가상의 인물이 등장해 “왕이 꽃이라면 재상은 뿌리이며 꽃은 시들면 꺾으면 되지만 뿌리가 썩으면 나무가 죽는다”라는 정도전의 교시를 떠받드는 밀본이라는 단체를 만들어 세종과 맞선다.

하지만 이는 역사와 허구를 뒤섞은 드라마의 스토리일 뿐이다. 정도전은 오늘날까지도 이방원이 만든 프레임에 갇혀 부정적으로 이해되고 있지만, 사실을 들여다보면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백성을 위해 한글을 창제한 세종만큼, 아니 그보다 더 백성을 사랑한 인물이었다.

그는 ‘백성이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었다. 마르크스보다 더 혁명적이며, 마키아벨리보다 더 현실적인 방법으로 그는 그의 조선을 만들어갔다. 왕과 신하가 백성을 위하고, 백성은 왕을 신뢰하고 관리들에게 의지할 수 있는 국가를 만들고 싶어했다.

그가 만들어낸 조선은 2012년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답을 줄 수 있다.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사회 양극화, 법의 질서, 교육 문제, 공무원 부패, 세금, 부동산 문제 등 이미 700년 전에 그는 우리가 마주할 모든 문제에 답을 만들어놓았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다시금 정도전에게 길을 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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