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명이 넘는 증권업계 CEO들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금융투자협회 수장이 교체된 시점이라는 점에서 증권업계 구조조정 작업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증권업계를 바라보는 금융당국의 시각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6일 박종수 신임 금투협 회장 취임과 함께 금투협도 새로운 진용을 갖추게 된다. 이런 가운데 후임 주요 대형 증권사 CEO들의 하마평이벌써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하나대투증권 우리투자증권등 주요 대형증권사를 포함한 20개가 넘는 증권사 사장들이 임기를 맞는다.
통상 3월 회계결산법인인 증권사들의 정기 주총은 5월에 몰려 있지만, 이 가운데 은행지주 계열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 이휴원 사장의 임기는 2월 중순으로 가장 빠르다.현재 이 사장은 신한은행장 차기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금투협회장 최종 선거전에서 고배를 마신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의 경우 5월까지 예정된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도 관심대상이다. 최 사장은 노조등으로부터 사퇴압력을 강하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사정에 정통한 한 고위 관계자는 "현직 후보군 2명의 사장들 중 LIG투자증권 유흥수 사장이 6월 임기를 앞두고 27일 전격 용퇴했고, 지난달 31일부터 노조에서 최 사장의 퇴진운동을 적극 전개 하고 있다"며 "현재 현대그룹 내부적으로 최사장 후임 인선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27일 오전 LIG투자증권은 이사회를 소집해 김경규 부사장을 유흥수 사장 후임 대표로 선임했다.
대형 증권사와 더불어 중소형증권사 CEO들 역시 올해 임기가 대거 몰려있다.
하나대투 김지완 사장과 대신증권 노정남 사장을 비롯 KB투자증권 노치용 사장, 동양증권 유준열 사장,키움증권 권용원 사장, 하이투자증권 서태환 사장, NH투자증권 정회동 사장, 교보증권 김해준 사장 등도 올해 임기가 만료된다.
대형 증권사 대비 중소형증권사들의 영업환경이 불리한 만큼 이번 연임에서 희비가 갈릴 전망이 우세해 CEO들의 표정도 밝지만은 않다.
익명을 요구한 A증권사의 대표는 "지난 연말부터 몰아닥친 임직원들의 구조조정 한파속에 사령탑으로 책임을 지던지, 아니면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할 텐데 업황 악화로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시기"라며 "또한 1심 무죄로 판결났지만 ELW소송에 대다수 대형증권사 CEO들이 연루되었던 만큼 쇄신성 차원의 CEO물갈이 인사가 관측된다"고 조심스레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