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금융지주, 한국산업은행, 기업은행이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다. 이에 따라 이들 금융기관의 자율경영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31일 과천청사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이런 내용의 '2012년도 공공기관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들 3곳은 공공기관 중에서도 각종 가이드라인의 제약이 느슨한 '기타 공공기관'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인력, 조직, 예산 등 기업운영에 대한 정부의 각종 제약에서 벗어났다.
즉, 일반 기업처럼 자율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해진 것이다. 공운위의 이런 결정은 이들 기관의 민영화 때문에 내려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산은과 기은은 민영화 대상으로서 민간 시중은행과의 경쟁 등을 통한 경쟁력 향상이 필수적이지만 인력운용, 예산집행에 제약이 있는 공공기관에 묶여 경쟁력을 강화하거나 투자 매력도를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시장경쟁력과 투자가치를 높여 정부의 매각이익을 극대화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점포 수를 보면 작년 6월 말 기준으로 국민은행이 1146개, 우리은행이 918개지만 산은은 57개, 기은은 606개에 불과하다. 예수금 비중도 산은(23.5%), 기은(38.1%)은 시중은행인 국민(80.2%), 우리(72.9%)에 턱없이 못미치는 상황이다.
올해 산은은 기업공개(IPO)가, 기은은 지분 매각이 예정돼 있다. 올해 세입예산에 주식매각 대금으로 기업은행이 1조원, 산업은행 9000억원이 잡혔다.
기업은행은 2006년부터 세입예산상 매각대상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아직 한 주도 팔지 못했다. 산업은행 주식매각 대금은 올해 처음 반영됐다. 정부는 기업은행 보통주 65.1%를 가졌으며 산업은행은 정부가 100% 지분을 가진 정책금융공사가 90.3%, 정부가 직접 9.7%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조치에 대해 산은과 기업은행도 자율경영의 여건이 조성됐다며 환영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시중은행과 동일한 고객을 대상으로 완전경쟁 중인 만큼 시장 여건 변화에 보다 신축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으며 시중은행과의 공정경쟁을 통해 시장 경쟁력 및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은 역시 기업금융 및 투자은행 업무 등에서 글로벌 은행들과 무한경쟁하는 상황에서 민간금융기관과의 동등한 경쟁 여건조성이 가능해졌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인건비 인상 등 방만 경영 등 우려의 목소리도 기우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대주주 지분 행사를 통해 산은과 기업은행에 대한 관리·감독 등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으며, 국회 및 감사원, 금감원 등 감독기관의 감독은 지속된다는 것이다.
조준희 기업은행장은 “이번 정부의 결정을 무거운 마음으로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이를 중소기업 발전과 서민경제 안정을 위한 값진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