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물갈이’·‘정권 실세 용퇴론’ 등에 말 아껴
한나라당의 4·11 총선 공천을 맡게 된 정홍원 공직자후보추천위원장은 31일 “쓴잔도 마시겠다는 용기와 신념에서 맡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러 어려움과 험난한 길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제 역량과 평소 지녀왔던 소신을 모두 발휘해보겠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의 한나라당 상황에 대해 “국민의 평가대로 평가한다”면서 “당이 어려움을 겪으니 국민들이 굉장히 비난하는 부분이 많다는 걸 알고 있고 그 점에 대해선 당이 크게 변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추진)하는 방향에 대해선 전적으로 공감한다”고도 했다.
향후 공천 방향에 대해선 “우리나라 지도자가 될 사람은 개인 영달보다는 국민복리, 국민의 영달을 우선해야 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개인 출세를 위해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사람은 이제 지도자의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공천 실무와 관련된 질문들에는 말을 아꼈다. 그는 “수락한 지 얼마되지 않아 공천 방향이나 복안을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이 자리에선 상견례를 겸해 기초적인 얘기만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권 실세 용퇴론’에 대해 “위원회에서 논의할 부분”이라고 했다. ‘현역 물갈이론’에 대해서도 역시 “위원회에서 같이 논의해 얘기하고 결론지을 것이지 제가 해야 한다고 해서 위원들에게 강요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천이 여러 사람 중 한 명을 뽑는 것이라 많은 사람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작업이다. 과거에도 공천 관련 불만족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고 시끄러웠다고 본다”며 “공부 안 해서 일일이는 모르지만 이제 (과거 사례들을) 공부해서 참고하겠다”고 했다.
총선 출마 가능성에 대한 질문엔 “출마 생각이 없다. 단호히 말할 수 있다”면서 “지금 제가 대표해서 말할 순 없지만 다른 공추위원들의 불출마 선언도 논의해보겠다”고 밝혔다.
공추위원들이 정치경험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저처럼 공직에 오래 몸담았던 사람들은 경륜이 생겨 능률적이고 좋은 판단을 할 수도 있고, 타성에 젖어 개혁에 소홀할 수도 있다”면서 “어느 쪽이 꼭 좋다고 할 수 없고 치우쳐서도 안 된다고 본다. 조화해나갈 것”이라고 에둘러 반박했다.
정 위원장은 “공추위원들이 면면이 워낙 훌륭하고 각계에서 활약하는 분들이라 각계 의견을 충분히 갖고 논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기대도 되고 자신감도 있다”면서 “성원과 격려를 아끼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