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면 삶]여성 방광에 찾아온 감기 ‘방광염’

입력 2012-01-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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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다고 방치했다간 심각한 신장질환으로 발전할 수도[IMG:LEFT:CMS:193872.jpg:SIZE300]

# 미혼여성 김모씨(32)는 최근 소변을 볼 때 심한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원인은 신우염이었다.

평소 소변을 볼때 따끔거리는 증상이 있었지만, 소변 관련 통증이니까 하고 별 생각 없이 지나친 것이 화근이었다.

또 비뇨기과 오기가 꺼려져 차일피일 병원 진료를 미룬 것도 문제였다.

결국 항생제만 며칠 복용하면 쉽게 나을 방광염이 신우염으로 악화돼 입원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환자 90%가 여성…약물치료로 대부분 호전=‘오줌소태’라고도 불리는 방광염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으로 생기는 방광점막 및 점막하 조직 염증을 말한다. 대개 자주 화장실을 가는 빈뇨나 소변을 참기 힘들어 급히 화장실을 찾는 절박뇨 등의 방광자극 증상이 나타난다. 치골상부동통이나 오줌 눌 때의 통증인 배뇨통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 방광염 여성 환자 중 약 40% 정도에서는 혈뇨를 동반한다.

방광염은 유독 여성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남성보다 발병률이 5~6배 높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6년부터 5년간 방광염 진료 환자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 이상이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인구 10만 명당 진료환자는 2006년 4693명에서 2010년 5509명으로 연평균 4.1% 늘었다. 특히 50대 이상에서 높은 발병률을 보였는데, 80대 이상 여성층의 경우 10만 명당 환자 수는 같은 기간 3618명에서 5342명으로 연평균 10.2%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여성이 방광염에 잘 걸리는 것은 해부학적으로 요도가 남성보다 짧고 회음부나 직경이 넓어 역류된 균에 의해 감염되기 쉽기 때문이다. 폐경기 여성들이 방광염에 취약한 이유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갱년기 여성들은 여성호르몬 감소의 영향으로 질내 조직이 건조해지고 위축되면서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떨어져 과민성 방광염 등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 방광염 자체는 그다지 심각한 병은 아니다. ‘방광의 감기’라는 별칭이 붙은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단순 방광염의 경우 50% 정도에서는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치유 되기도 하며 보통 3~5일 정도의 약물치료로 부작용 없이 싹 낫는다. 하지만 증상이 가라앉지 않으면 균검사를 통해 균에 맞는 항생제로 추가 치료해야 한다.

문제는 부끄럽다고 치료를 미루거나 항생제를 먹고 대충 넘어가는 경우다. 노원에비뉴여성의원 조병구 원장은 “빈뇨나 소변시 통증 등 방광염 유사증세가 있을 때마다 항생제부터 임의대로 복용하면 내성만 키우게 돼 나중에 일반 항생제는 듣지 않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방광염 증상이 반복되고 악화가 될 경우 상부요로감염으로 심각한 신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옆구리에 통증을 느끼며 고열이 나는 경우라면 세균이 침입하여 신우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피곤하면 자주 발생…물마시는 습관 중요= 가임기 여성의 경우 면역력이 약해져 있거나 피곤할 때 성관계 이후 단순방광염 형태로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갓 결혼한 여성들이 방광염에 잘 걸리는데, 이는 결혼 준비하느라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몸의 저항력이 약해진데다 성교로 방광 점막에 상처가 생겨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피임목적으로 살정제를 자주 사용하거나 요로감염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빈번히 재발한다. 폐경이후에는 반복적인 요실금, 방광탈출증이나 배뇨기능저하 등이 있을 경우에도 방광염의 발병률이 높다.

방광염은 한번 걸리면 재발하기 쉽기 때문에 완치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광염이 자꾸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성관계후 배뇨와 살균제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 소변의 산성화를 위해 크랜베리쥬스를 자주 마셔준다거나 특수 예방약을 복용하는 방법도 있다.

평소 물을 충분히 마시는 습관도 중요하다. 몸의 저항력이 떨어졌을 때에도 증상이 나타나므로 특히 수분을 많이 섭취하면 체내의 세균을 몸 밖으로 배출시킬 수 있다. 이외에 서너 시간에 한 번씩 규칙적으로 소변을 보는 습관과 몸을 따뜻하고 청결하게 하는 것도 방광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

윤 교수는 “소변양이 작거나 조금씩 자주 소변을 볼 때 방광염이 생기기 쉬우므로 하루 1~1.5리터정도의 물을 충분히 마셔 이러한 상황을 미리 방지하고, 몸의 저항력을 키워주는 비타민 C가 많이 들어있는 과일과 야채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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