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 부서 승진서열 파괴
“보수적 정체성 훼손 가능성”우려
한은은 24일 110명의 승진 예정자를 확정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2005년 이후 7년 만에 지역본부에서 2급 승진자(신병곤, 울산본부)가 배출됐다. 3급 승진에서도 전북본부 최재훈, 강릉본부 석우현 등 2명의 지역본부 인력이 이름을 올렸다.
승진이 뒤쳐졌던 경제연구원에서도 2급 승진자가 대거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연구전문인력으로 채용한 김현정 연구실장이 발탁 승진했다. 강종구 연구실장과 김준한 차장 등 박사급 중견 연구인력도 2급 승진에 합류했다.
이외에 발탁 인사에서 경제통계국(신창식 팀장)과 기획국(김태석 팀장)이 포함된 것도 이전 인사와는 차별되는 부분이다. 한은에서는 이전까지 통화신용정책 업무와 관련된 정채기획국, 조사국 등이 고속 승진 과정으로 꼽혀왔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발탁 승진은 잘 나가는 부서 위주로 된다는 관행이 깨졌다”며 “김 총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실시한 지난해 정기인사는 안정적으로 했던 데 반해 이번 인사는 파격이다”고 평가했다.
김 총재가 “변화는 언제나 변방에서 시작된다”, “2순위 부서가 있어서는 안 된다” 등 평소 강조해왔던 것을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실천했다.
다만 김 총재가 한은 조직에 변화를 채근함에 따라 내홍이 뒤따르는 것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번 승진 인사 확정이 2월 말 실시되는 인사발령의 예고편이란 평가다. 부서의 상하관계를 쇄신하기 위해 인사 발령도 대폭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조직이 크게 뒤흔들릴 경우 그에 따른 부작용도 염려된다. 특히 중앙은행은 조직성격상 보수성을 띌수 밖에 없는데 이 같이 조직을 흔드는 파격인사가 중앙은행 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은은 3월까지 금융안정보고서, 연차보고서, 통화신용정책보고서 등 굴직한 업무를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나 이 업무는 새로운 인력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완성도나 업무 추진 효율성이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한은 내에서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