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M·IMF 대출 재원 확대…성장 초점 맞춘 EU 차원 대책 마련 시급
헤르만 반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16일(현지시간) 유로안정화기구(ESM)의 재원 규모 등에 관한 협상 시기를 보다 앞당길 것임을 시사했다.
반롬푀이 의장은 이날 로마에서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ESM의 재원 규모 등에 대한 평가가 지체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주말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유럽 9개국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이나 신평사들은 때때로 우리의 대응이 부족하거나 완벽하지 않다고 여긴다”고 덧붙였다.
몬티 총리 역시 “S&P의 결정은 유로존의 위험 요소인 부적절한 운영체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두 정상은 그러나 “그동안 위기대응 체제가 강화되는 등 유로존 개혁에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면서 “S&P가 긍정적 측면은 도외시했다”고 지적했다.
반롬푀이 의장은 위기대응체제 강화와 관련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항구적으로 대체할 ESM과 국제통화기금(IMF) 대출 재원 확대가 핵심”이라며 “이 두 과제를 신속하게 이행하는 것만이 시장에 신뢰를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롬푀이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S&P 강등 파문 등으로 시장의 불안이 이어지자 오는 30일 열릴 EU 특별 정상회담에서 ESM 재원 문제를 조기에 매듭짓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EU는 오는 3월 정례 정상회의에서 ESM 재원 규모에 관해 논의할 예정이었다.
반롬푀이 의장과 몬티 총리는 “EU 특별정상회담에서 ‘신 재정협약’을 타결해 3월1일 서명·발효시킨다는 목표와 성장에 초점을 맞춘 EU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롬푀이 의장은 “모든 EU 기구와 회원국들이 경기침체 대응전략을 시급하게 재점검하고 성장과 일자리에 다시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공급을 늘리고 수요를 촉진하는 전략을 동원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는 긴축정책으로 내수가 줄어 경기가 더 위축되고 일자리와 세수가 줄어 국가부채 감축이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