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KTX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민간사업자 모집 공고(수서발 KTX운영권)를 총선 이후인 오는 4월말로 연기했다. SNS를 중심으로 반대여론이 들끊는 데다,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조차 반대입장을 나타내는 점을 감안해 기존 민영화 작업 일정을 연기한 것이다.
총선 일정을 감안해야 한다는 정치권의 요구를 받아들인 모양새다. 그러나, 정부는 총선 이후 곧바로 제안서를 받아 늦어도 7월중 최종 사업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김한영 국토부 교통정책실장은 16일 출입기자들과 만나“(수서발 KTX운영권에 대한)정부의 사업제안서(RFP)를 1월말 공개하려 했으나 총선 끝나고 4월에 공개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이르면 이달내, 늦어도 2월중 제안서를 공개하겠다던 기존 국토부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최근 해당기관인 코레일의 반발은 물론, SNS를 중심으로 반대여론이 대두되고 있는 데다, 여당인 한나라당에서 조차 반대입장을 나타내자 민영화 추진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토부는 총선 이후 바로 민영화 작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총선 이후인 4월말 사업제안서 공개를 통해 민간사업자들의 제안서를 받아 평가한 뒤 7월중 최종 민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코레일의 입찰 참여를 배제시켜 철도 운영권 경쟁체제(민영화)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수서발 KTX)운영권을 민간에 주는 것은 행정절차로 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정치권이나 여론의 지지를 받기 위한 것으로 정무적으로 판단한 것”며 “코레일이 참여하면 민간 경쟁구도 취지가 없어진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컨소시엄 형태 등 상관이 없으나, 철도 특성상 민간이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경쟁체제 도입에 따른 20% 요금인하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고용석 국토부 철도운영과 과장은 “코레일의 연봉 평균액이 7000만원에 이른다. 인건비 20%만 줄여도 요금을 20% 인하할수 있다”며 “민간이 운영하면 (경영 효욜성을 통해)충분히 가격을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국교통연구원은 철도 운송서비스를 민간에 개방하면 운임 부담이 약 20%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부산까지 현행 KTX 운임 5만18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할 때 개방 후에는 요금이 4만1400원 선으로 내려가는 셈이다.
코레일의 반대에는 끝장토론으로 맞섰다. 특히 공중파 방송을 비롯, 인터넷 토론 등 방식에 상관없이 설 연휴 전이라도 공개된 장소에서 만나 정부정책 방향의 당위성을 설파하겠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국민 여론이 많이 (민영화 반대로)돌아섰다고 하는데 SNS는 괴담 수준의 얘기도 많아 합리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국미의 70%는 (KTX 경쟁체제 도입을)찬성하고 있다”며 “여론의 지지를 받기 위해 홍보에 힘을 쏟겠다”고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철도시설공단 김광재 이사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KTX 운영 민영화에 대한 당위성을 강조했다. 그는 "공항과 항만, 도로도 국가에서 건설하지만 항공기, 선박, 차량은 운영자 책임"이라면서 "고속철도 건설에 투자 안하고 차량도 구매하지 않는 코레일에 특혜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민간은 인건비를 줄여 수익을 내기 때문에 운임료의 20%가 아니라 그 이상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편, 정부는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코레일의 경영선진화를 위해 2014년 말 수서와 평택을 연결하는 수도권 고속철도가 완공되면, 2015년부터 수서에서 출발하는 호남선(수서~목포)과 경부선(수서~부산) 고속철도 운영권을 민간에 줘 코레일과 경쟁을 유도한 침이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정부가 철도를 민영화하는 것이라는 지적하는 등 논란을 빚고 있다.
현재 KTX 운영권 민영화에는 물류업체와 함께 동부건설, 대우건설, 두산건설 등 건설사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