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14일(현지시간) 중동 산유국 3개국 순방에 나선다.
원 총리는 베이징(北京)을 출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를 방문한 후 19일 귀국할 예정이다.
원 총리는 중동 3개국의 정상들과 각각 개별적인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아랍에미리트 방문 기간에는 아부다비에서 개최하는 ‘제5차 세계 미래 에너지 정상회담’에 참석한다.
원 총리의 순방은 중국이 최근 미국과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를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미국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에 보내 이란 제재안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미국은 최근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시작하는 등 핵무기 개발 의지를 보이자 제재차원에서 석유 금수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일방적인 제재에 찬성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혀왔다.
미국은 이란 중앙은행과 거래하는 모든 금융 기관에 대해 대미 금융거래를 금지하는 등 제재 수위를 높이고 있어, 중국과의 대립각은 좁혀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원 총리의 이번 중동 순방은 미국과의 갈등 등을 원인으로 이란산 석유를 수급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한 결정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은 원유 수입량의 11%를 이란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란은 자국의 하루 생산량인 220만 배럴의 3분의 1 규모를 중국에 수출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