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전라도 정착 74%…50대 이상 2.4배 급증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로 지난해 귀농 인구가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도별 귀농인구 예비 집계 결과 지난해 귀농 가구 수는 6500가구에 달한다. 2010년 4067가구보다 60% 증가한 규모다.
귀농인구는 2002년 769명에 불과했다가 이후 꾸준히 증가해 2007년 2000명, 2009년 4000명을 기록했다. 2010년 13명 줄어 증가세가 주춤하던 귀농인구는 지난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로 다시 급증세로 돌아섰다.
이들 중에는 직장을 은퇴하고 귀농한 인구가 가장 많았고 자영업자와 제대 군인이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은퇴 전후인 50~59세가 1457가구(35.8%)로 가장 많았다. 50대 이하 귀농가구는 2009년보다 소폭 줄었다.
지역별로는 전라남북도와 경상북도 등 땅값이 싸고 농업이 발달한 지역으로의 이동이 가장 많았다. 2010년 통계에 따르면 경상·전라도로 귀농한 가구는 전체의 74.1%를 차지했다. 경기도는 귀농가구가 69가구(1.7%)에 그쳤다.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이나 충청도에 정착하기를 꺼린 것은 비싼 땅값 때문으로 분석됐다.
농업 인구의 증가세는 통계청의 고용 동향 조사에도 나타난다. 지난해 1~11월 농림어업 취업자는 1만7294명으로 전년 말에 비해 29.8% 급증했다. 이는 전체 취업자 증가율 3.8%의 7.8배에 달한다.
정부는 대도시 거주 베이비부머의 66.3%가 농어촌 이주를 희망하고 있고, 이들 중 13.9%는 5~10년 안에 이주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식품부는 귀농 인구의 지속적 증가에 대비해 공동 영농과 유통, 농어촌 관광 등을 추진하는 ‘농어촌 마을 공동경영체’를 육성하고 귀농인 현장실습 교육을 담당할 상담사를 양성할 계획이다.
성주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촌발전팀장은 “외환위기 때는 도시에서 살기 어려워 농촌으로 많이 갔다” 며 “최근에는 이런 요인과 더불어 삶의 여유, 농촌 가치 등을 찾아서 가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