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콘티넨탈과 합작사 설립… 글로벌 고객사 추가 확보 ‘탄력’
정유사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자동차 연료인 휘발유, 경유 등을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자동차 동력원인 전기차 배터리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의도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0일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 현장에서 글로벌 자동차부품사인 독일 콘티넨탈과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기본합의서(HOA, Head of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콘티넨탈은 자동차 섀시, 파워트레인, 타이어 등 부품을 생산하는 세계 2위의 자동차부품기업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에선 배터리 제어시스템(BMS) 기술에 강점을 갖고 있다.
배터리 합작법인은 SK이노베이션과 콘티넨탈이 각각 51대 49의 비율로 투자해 설립될 예정이다. 합작법인은 SK이노베이션에서 배터리 셀을 공급받고, 콘티넨탈에선 BMS를 공급받아 배터리 개발 및 생산에 나선다. 올 2분기 안에 콘티넨탈 측과 구체적 논의를 거쳐 합작법인 설립을 최종 마무리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콘티넨탈의 글로벌 자동차업체 네트워크를 적극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용 배터리 추가 고객사 확보에도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SK이노베이션은 현대·기아자동차, 다임러 등에 배터리를 공급해온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콘티넨탈의 막강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해외 인지도 상승은 물론, 실질적인 공급처 확보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구자영 사장도 이날 “배터리 셀 분야의 강점을 지닌 SK이노베이션과 BMS 분야 및 자동차 부품 사업 노하우를 지닌 콘티넨탈의 결합으로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보다 효율적, 효과적인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합작법인을 통해 글로벌 리딩 배터리 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사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적극 나서는 것은 머지않은 미래에 전기차가 범용화될 것으로 전망, 이에 일찌감치 대비하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SK이노베이션은 양극재 등 배터리 핵심소재까지 개발, 생산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움직임이 확산되는 것도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의 변화를 이끄는 이유 중 하나다. 더 이상 화석연료인 석유제품을 주력으로 해서는 미래시장을 이끌 수 없다는 판단이다. ‘미래형 종합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SK이노베이션의 의지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이 미래 트렌드를 쫓아 배터리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은 향후 다른 정유사들에게도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향후 석유제품이 쓰이지 않는 날까지 고려한 적극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